처녀시절부터 자유분망한 사고에 놀기 좋아하시던 울 엄마!
살아 오시면서 곁눈질 한번 안하시고
오직 교직이란 한길 인생만 걸어오신 원리 원칙주의 자,울 아빠!
포항에서 좀 떨어진 '청하'라는 시골마을에 첫 부임하시던 1950년대 중반,
때묻지 않은 맑고 싱그런 시골처녀를 보자마자 한눈에 섬광이 번쩍 번쩍~~
하지만 사랑이니 연애니 하는 것보단, 친구들 끼리 옹기종기 모여
들판으로 개울로 어울려 놀러 다니던 것이 더 좋았던 울 엄마..
한번 놀러나가면 함흥차사인 딸에게 한번은 금족령이 내려지는
할아버지의 처사에도 아랑곳없이
몰래 담벼락을 타고 넘어 도망치듯 놀러다닌 울 엄마..
놀다 놀다 어둔 밤이되면 무수히 쏟아져 내리는 반짝이는 별들을 보며
타박타박 걸어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아름다웠기에..
천방지축,그러한 자유분망함이 좋았기에..
아빠의 끈질긴 구애는 한낱 구속이고 부담이었기에
못들은 척, 못 본 척 애태우게 하더니...
좁은 시골동네뿐 만 아니라 포항시내가 소문이 자자할 정도의
지극한 정성과 돌보심에
급기야 울 엄마 감격하셔서 결혼하기에 이르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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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수업 중간중간 쉬는 시간이면 그 틈새를 비킬새라
새색시얼굴 보러 달음질쳐 오셔서
눈도장 한번 찍고 가시고...
들판에 핀 어여쁜 들꽃도 따다 엄마품에 안겨주시고
학생들이 가져다주는 보리빵하나,
미군 급식용 통조림 하나라도 가져다 주시고
행여 포항시내라도 다녀 오실라치면
손엔 어김없이 핀이든 옷이든 작은선물이 쥐어져 있었데요.
그 옛날,선생님의 월급은 짠한 것이었고
주지못해 안타까운 마음을 헤아렸기에
엄만 마냥 행복하셨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즐겨 들으시던 라디오가 없어졌길레 '어, 이상도 하지..어디갔지..?'
'여보,라디오가 갑자기 안 보이네.. 어디있는지 알아요?'
'으응.. 거 있잖아.. 지난 번에 포항 갔을 때 가게를 지나치는데
예쁜 토끼털 조끼가 눈에 띄더라구...'
'하도 이쁘길레 당신생각이 나잖아..'
'가격은 생각보다 비싸구,당신한테 너무 어울리겠는데...'
'아쉬워 발길이 떨어져야 말이지..'
'그래서 내일 사러온다고 팔지 마라고 하구선
집에있는 라디오를 전당포에 맡기고 그 돈으로 산거야..'
'우리월급 탈려면 많이 기달려야 하잖아..'
'그래서... ㅎ ㅎ'
박봉의 선생님 월급으론 감히 살 형편도 못되었지만
토끼털 조끼여서가 아니라
엄마를 사랑하는 아빠의 그 지극한 마음에 감동하여
겨울내내 따뜻하게 지내셨다고 ..
오래전에 들은 엄마의 얘기를 기억해보며
마음의 전달이 가장 큰 사랑의 선물임을 배웠습니다.
[신청곡]
살짜기 옵서예!
아빠는 엄마를 사랑해!
나 하나의 사랑! /나 혼자만이 그대를 알고싶소~~~로 시작하는..
[두 바퀴-울 엄마의 간직하고픈 선물..]
최은경
200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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