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두바퀴)
조경
2004.01.16
조회 70
우리 동네는요. 충청남도에 위치한 아주 작은 마을인데요. 그 작은 마을은 '안동네'와 그 양 옆으로 양팔을 펼친 것처럼 '구터'와 '강당'이라 불리는 작은 마을이 붙어 있습니다. 이곳은 전형적인 씨족마을로 주로 임씨들이 사는 마을이지요.. 안동네의 왼쪽으로는 야트막한 산이 있는데 그곳엔 소나무 숲이 이어져있고 그 소나무 숲길을 따라 가다보면 임경업장군의 사당이 나오고요. 사당 옆을 지나 좀더 걸으면 '독락정'이란 이름을 가진 멋진 정자가 나옵니다. '독락정'에 올라서면 사방이 확~뚫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아래로는 굽이쳐 흐르는 푸르른 금강물이 보입니다.
여름에 서울에서 아버지 친구 분들이 내려오시면 꼭 이곳에서 바둑을 두시고 시원한 수박을 드시곤 하셨답니다. 예전에 댐이 생기기전에는 여름에 비가 많이 내려, 독락정 바로 아래까지 물이 차곤 했습니다. 그런 날이면 아버지가 동네사람들과 배를 타시고 동네 뒤쪽과 독락정 주변을 돌아보시곤 하셨습니다. 저는 그 배를 따라 소나무 숲을 마구 달려가면서 두 손을 입에 모으고 "아버지~~아버지~~"를 불렀습니다. 그때 저를 보시고 손을 흔들어 주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그림처럼 내 가슴에 남아있습니다.

안동네 뒤쪽으로는 ‘고마니 고개’가 있습니다. 홍수가 잘 나서 물이 그 고개까지 차오르면 동네는 그만 끝이라고 해서 ‘고마니 고개’가 되었는지.... 사실 그 유래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하여간 그 ‘고마니 고개’를 내려가면 매년 홍수로 물에 잠기는 우리 밭이 있고요.그 아래로 작은 냇물이 있습니다. 거기에 엄마들의 빨래터가 있고요. 저는 주로 그 냇물에서 멱을 감곤 했습니다.
참, 이 냇물 건너에는 뽕나무 밭이 있었는데요. 그 뽕나무에 달린 까아만 열매. ‘오돌개'는 얼마나 달~콤하고 맛이 있던지 그 뽕밭에 가고 싶어 안달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랍니다. 그 뽕밭 옆에는 미루나무들이 많았는데 그 나무들 밑에 미나리, 씀바귀, 벌금자리..등 나물이 많이 났습니다. 조그만 바구니에 창칼(과일칼)하나 쓱~넣어가지고 아이들하고 나물 캐러 가면 콧노래가 절로 났었지요.

안동네 오른쪽으로 ‘구터’가는 길에도 작은 소나무 숲이 있답니다. 이 소나무 숲은 가끔 남자애들이 불쑥 튀어나와 쪽지 편지를 전해주고는 얼굴 빨개지면서 도망가던 곳이랍니다.
주로 어디로 나오라는 쪽지였는데 그중에 하나는 어떻게 하면
좋은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있는지에 대해서 깨알같이 적은 선배의 쪽지도 있었답니다. 그 쪽지 아직도 가지고 있답니다. 언젠가 한번 본인들에게 보여줄 작정이랍니다. 아주 재밌겠죠?
또 ‘구터’가는 길목에는 골목마담(나이가 들면서 우리가 자주 찾아가서 커피마시며 놀던 친구를 이렇게 부름)의 집이 있고..우리의 아지트가 되어주던 친구의 집이 있구요.. 그 ‘구터'는 긴 뚝방과 이어져 있답니다.
그 뚝방 또한 우리에게 많은 추억거리를 제공한 곳이랍니다.
눈 감으면 선하게 떠오르는 우리 동네...언제나 정겹게 느껴집니다.

한경애 -옛시인의 노래..
정태춘-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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