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살게요.
홍수정
2004.01.27
조회 48
10년 전 스물넷의 나이에 결혼이라는 관문을 통과하려고 가난한 혼수를 준비하며 아직 딸 시집보낼 준비에 서투신 부모님께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잘 살게요'였습니다.
철없는 신부가 세 아이의 엄마가 되고, 가슴속에 숨어있는 눈물도 가끔씩 남모르게 얼굴위로 흐르게 할 줄 아는 세월을 보냈습니다.
'잘 살게요'는 부모님께 드릴 수 있는 작은 약속이었는데,
돌아보니 그 약속을 지키기가 참 버거웠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설에 몸살로 앓아 누우셨던 친정 아버지.
아빠가 노인이라는 현실이 서글펐습니다.
항상 말없이 든든하게 자식들을 지켜보시고, 있는 듯 없는 듯 때론 흐뭇한 얼굴로, 때로는 착찹한 심정으로 5녀1남을 키우신 우리 아빠.
이제는 백발이 성성하고, 몸살과 고열로 누워 힘들어하시는 아빠의 손을 잡아드리자, 아빠도 생각하시지 않았던 눈물을 흘리시고, '어서 가라! 어서 가!' 하시며 돌아오는 제 발걸음을 무겁게 하셨습니다.
'우리 아빠도 늙으셨구나! 마냥 젊음으로만 사실 것 같았는데, 마을에서 제일 젊은 일꾼이셨는데.....'
아빠가 건강하게 오래 사셨으면 하는 절절한 마음을 담아 빌어 봅니다.
아빠! 힘들지만 잘 살게요.
아빠도 건강하게 오래 사세요.
신청곡***********
혜은이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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