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한시가 넘은 시간 휴대폰 벨소리가 울린다.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고 끊어진 휴대폰.
발신표시가 없는지라 궁금한 맘도 없이 그냥 다시 잠을 청해본다.
10초도 채 안되어 다시금 벨소리가 울린다.
"여보세요,,,,,"
그러나 여전히 말없이 전화는 끊어져버린다.
잠시뒤 딩동 --- 문자 오는 소리가 들린다.
"개 같은 세상이여 그래도 사랑한다."
"????"
다시금 벨이 두번은 더 소리 없이 울렸다 꺼져버린다.
아~~~~~
그제서야, 난 누구인지 짐작이 간다.
요즘들어 부쩍 쳐져버린 어깨.
더욱 하얗게 새어버린 흰머리들.
늦은밤까지 술을 마시다 하고픈 말도 없을 만큼 답답해진 가슴에 울려본 전화벨을.......
어찌도 이리 힘겨운 세상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이제겨우 마흔인데 앞으로의 희망이 아닌, 하루하루의 힘겨운 삶과 싸우고 있는 그와 나.
그래도 우린 안다.
내가 서른 중반이 되도록.. 그리고 그가 마흔이 되도록 살아온 이세상에서 배운것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악몽에서 깨어나고자 힘껏 팔이라도 내젓는다면 악몽에서 깨어날 수 있음을.....
각자의 삶으로 바빠진 우린 어느덧 곁에 있어도 없는듯 산지가 2년이 넘은듯하다.
새벽까지 마신 술이 깨지 않은채 출근하는 그를 보니 가슴이 짠~~해온다.
내 출근길이 바빠 미쳐 따듯한 말한마디 해주질 못한것이 오늘 내내 맘에 걸린다. 늦은 퇴근길이 되겠지만, 시장에 들려 나물과 오곡을 사서 들어가야겠다.
"일찍 들어오시구려." 메세지도 잊지않고 보내어 따뜻한 저녁을 먹어야겠다.
함께 나이를 먹어가면서, 힘겨울수록 작은 힘이나마 곁에서 나눠줄 수 있는 친구가 되어주는 것이 바로 부부가 할 수 있는 가장큰 선물이 아닐까.....
힘내세요.. 그리고 미안하고, 저도 사랑합니다.
신청곡 : 김범룡-돈키호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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