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 내 핸드폰으로 밤늦게 메세지가 들어오는 날....
바람처럼
2004.03.26
조회 85
안녕하세요?
오늘 날씨 정말화창하네요.
그런데, 요즘 근신중이라 감히 밖으로 나가 놀생각을 못하고 있답니다.

이유요?
당연히 이유가 있죠.

##### 아참.... 제발 제 이름은 밝히지 말아주세요.
함께 있는 오빠가 충격 받을지도 몰라요. ####

전 아직 시집을 못간 노처녀랍니다.
그런데, 더 큰문제는 저보다 두살이나 위인 오빠도 아직 장가를 가지 않았다는 거죠.. ^^*

문제의 발단은 지난 겨울부터랍니다.
저희 오빠는 건설현장에서 일을하시거든요.
그러다보니, 겨울이 되면 일이 없을때가 많답니다.
거의 4달정도 쉬었을때였어요.

한동안은 계속 집에서 스타크레프트다 고스톱이다 각종 오락 삼매경에 빠져계시더라구요.
물론 제 속이 타들어가고 있었죠.
작년에 오빠를 위해준답시고, 제 명의로 비싼 4륜구동차를 샀거든요.
그런데, 매달 할부금은 꼬박꼬박 내야하고, 제가 버는 것만으로는 어림도 없고.....
그래도 그나마 들어놨던 적금 깨가면서 할부금을 부었죠.
나름대로 생활비를 줄여가면서 머리를 싸매고 한달 한달 버티고 있는데,....아~~~ 글쎄.
집에서 하던 오락에 지치셨던지 술을 마시기 시작하시더라구요.

나이도 많은데, 술까지 주체못하게 마시면 무쟈게 추잡해 보이거든요. 영재님두 아시죠? 홀아비 특유의 냄새를 말예요.
그런데, 건강도 건강인데, 더 큰문제는
밤늦게 핸드폰에 찍히는 결재승인 메세지였답니다.
저녁에 저녁값 메세지가 찍히기에....
" 음~~ 사람들 만나서 저녁 먹는구나..."
생각하고 있다보면 3시간뒤 다시금 결재승인 메세지가 떠서 확인하면 30만원....!!! 헉--;;

이젠 카드 그만 쓰라고 전화를 하면 이미 술에 정신없이 취한지라 머라고 횡설수설...
잠시뒤 다시금 핸드폰에 날아온 결재승인 메세지......
더이상은 겁이 나서 볼수도 없었답니다.

정말이지 화는 머리끝까지 솟아오르고, 다음달 카드 막는 생각에 아득해지고...

전 나름대로 가계부 걱정에 그나마 타고 다니던 경차도 없애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노력을 하고 있는데,
내가 쓰는 비용이 아니라 집에서 놀면서 써대는 오빠의 술값때문에 점점 초라해진다고 생각하니 한없이 비참해지더라구요.

물론 이런 일이 매일 반복되는 것은 아니지만, 한달에 한두번씩 가계부를 펑크내면 정말이지 정신이 아찔아찔해지거든요.

휴~~~~~~
전 그래두 친오빠니 미워도 그냥그냥 산다고 하지만...
남편이 이러면 다른 여자분들은 어찌살까 싶답니다.

에구 오늘은 마음에 있는 푸념만 익명이라는 이유로 잔뜩 늘여놓고 갑니다.

신청곡 : 사노라면.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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