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 대기업상사에서 근무하던 남편은 러시아로 발령받아 지사근무차 떠나있었고
곰실곰실대는 연년생 둘과 5년터울 차 큰아이와 올망졸망 살 때였어요..
당시 큰 아인 초등신입생이었었고 입학생들이 많았던 관계로
오전,오후반으로 등교시간이 나눠져있었지요.
좌불안석인 아이들로 인해 볼일한 번 맘 놓고 보지 못함이 일쑤였지만
때 마침 오후등교반인 큰 아이에게 잠시 동생들을 맡겨놓곤
고장난 청소기수리도 받을 겸 아이 체육복도 살겸
오래된 르망을 끌구선 잠시 외출을 하였답니다.
급하게 볼일을 본다지만 시간맞춰 아이를 학교에 보내야 한다는 불안함에
빨리 빨리~~ 자꾸만 서두르게 되고
보채고 있을 꼬맹이들을 생각하니 여유부릴 틈이 없었지요..
머릿속에선 ‘ 빨리 빨리 차들아.. 길을 비켜라’~~
조바심을 부리며 운전하던 중
비보호 좌회전 사거리에서 기어코 사건이 터졌습니다.
마주오는 차가 없음을 확인하구 선 달려가던 그대로 좌회전을 ‘확‘ 하는 순간
‘아~악‘...어느 할머니의 놀람의 소리와
급브레이크의 '끼익'하는 소리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소리와
아이들의 울부짓는 소리가 동시다발로 뇌리를 때리는데
"큰일 났다... 큰일 났어.. 이걸 어쩌지.."
횡단보도 우측라인에 바짝 붙어 보행하시던 할머니를
미처 보지 못한 거였어요..
일단 할머니를 근처 병원으로 모셔가 사진을 찍고 담당 의사의 말을 들어 본 즉
새끼 발가락끝에 살짝 금이 간 상태라~~
2~3주 치료받으시면 나으실 거라 큰 걱정은 아니해도 된다나요..
조금은 안심을 한 후에 할머니 가족분들께 연락을 취하고
교통경찰조회하에 현장검증도 하고 수습을 차근차근 해 나갔죠..
하지만,
교통사고란게 그리 만만치가 않더군요..
그것도 비보호 좌회전구역에서 횡단보도내 인사사고까지 났으니 형사처벌대상이라나요?
"뭐?.. 형사사고면 내가 철창에 들어가야 되는 건가?"
"남편도 없는 데 아이들은 어떻게 해.."
순간, 머릿속은 하얀 백지상태..아무런 생각을 할 수가 없었어요.
"누구에게 도움을 청하지.."
어찌했던 사태 수습은 해야겠기에 친정아버지께 연락을 드리고
힘?의 도움을 얻어 경찰청장을 만나고
아이를 들춰업고 할머니 식구들을 찾아가 통사정을 하고...
울며 불며 여기저기를 뛰어다닌 생각을 하면 지금도 아찔합니다..
그 나이 되도록 순탄하게만 살아온 나에게 그 상황은 죽음의 길이었습니다.
누구앞에서 머리 조아려 가며 통사정하는 것도 ..눈물을 보이는 것도..구차한 변명을 하는 것도...
어찌하였던 사람을 다치게 하였으니
모든 배려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할머니를 보살펴 드렸고
합의금600만원, 교통위반 벌금 200만원에 사건은 마무리 되었지만
남편의 부재중에 일어난 그 엄청난 사건은 내 인생 절대절명의 위기였답니다..
달려오지도 못하고 애간장만 태우고 있는 남편에게 너무나 미안한 나머지
전화통 붙들고 우는 것 밖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철부지아내를~~
대책없는 방심으로 800만원이란 엄청난 돈을 한 순간에 날려버린
어이없는 아내에게
“당신이 그렇게 멀쩡하게 살아있는데 무슨 걱정이야..“
“돈이야 벌면 그만이지..”라며 위로해주는 남편이
얼마나 든든한 힘이 되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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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남편과 조금 냉전중인데 먼저 화해의 손을 내밀어야 겠네요..^^
옛일을 추억하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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