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이든 여행이든 보따리 속엔 꼭 삶은계란이 빠지지 않았던 시절..
초등6년때 수학여행 전날 밤~~
예외없이 계란을 삶아 갈 생각에 연탄아궁이에 냄비를 올려놓고
온가족이 둘러앉아 저녁을 먹던 중..
엄마, 계란이 다 익었겠어요..제가 찬물 부어놓을께요..하구선
재래식 부엌의 수돗가 모퉁이에 펄펄 끓는 냄비를 아슬아슬하니 올려놓구선
수돗물을 트는 순간...
아뿔사!
앗! 뜨거~~~
100도가 넘는 뜨거운물이 담긴 냄비가 내 앞으로 그대로 확~
쏟아지는 엄청난 사건이 순식간에 일어났어요..
허벅지위로 고스란히 뜨거운 물세례를 덮어선 저는 그대로 주저앉아 소리만 지를 뿐..
놀라 지르는 비명소리에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화들짝 오빠가 뛰쳐 나오더니
양동이채로 찬물을 끼얹구선 화기를 가라앉혀 바지를 벗겼었지요..
살갗이 홀라당 벗겨져서 새빨갛게 익은 속살이 쭈글거리고 있는 모양이라니...
응급처치로 엄마는 재빨리 생감자를 긁어 화상부위에 올려주시고
아빠는 병원에 데려 갈 채비를 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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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고 아픈 그 상황은 둘째치고 낼이 수학여행인데...
꼭 가야 하는데...못가게 하면 어떡하지 .. .
의사선생님 曰, 와셀린 거즈를 붙이시면서 혀를 끌끌차시더니
여행이라요?
이 상태로 걷거나 움직이면 상처가 밀려서 흉터가 생길지 모르는데요..
웬만하면 가지 않는 것이 좋을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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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잉~~ 안 돼요..
얼마나 기다렸는데.. 저 꼭 가야만 되요..
아빠~~ 꼭 가게 해 주세요..아빠~~
밤새 경과 지켜보고선 얘기하자던 아빠의 비장한 말씀에
난, 지독한 쓰라림을 못내 아프지 않은 척 연기하느라 힘들어했던 기억이 납니다.
애원하다시피 하는 딸내미의 통사정에 결국 여행 당일날 아침..
아빠등에 업혀서 학교까지 갔었고
수학여행버스에 오르는 순간부턴 친구들의 따뜻한 보살핌으로 경주로 향하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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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럭 저럭 다 견딜 수 있었지만 가장 힘들었든 건
화장실에서 였답니다.
그 옛날, 관광지라 하지만
그리 깨끗하거나 넓지 않은 그곳을 가자니 난감하였지요.
하얀벌레도 기어다니고 오물들도 덕지 덕지...
이크~~~냄새는 또 얼마나 지독한지...
온전히 무릎을 굽히지도 앉지도 못한 상태에서
엉거주춤한 자세만으로 볼일을 봐야 한다는 것~~~
고역이었어요.
그래도 아팠던 기억보다는
친구들의 친절한 보살핌과 아빠의 듬직한 등이 유난히 따뜻하였던 기억이 나서
어린 시절,수학여행에 대한 추억담을 올려봅니다..
(참고;물론 흉터는 하나도 남지 않고 말짱하게 잘 아물었답니다...
궁금하실 이 없겠지만서두...^^)
# 예전에 본 [신라의 달밤]영화에서
고교시절 잘 나가던 차승원,모범생이었던 이성재씨의 경주 수학여행길..
야밤에 친구들과 열광하며 댄스파티하던 장면들..
우리들의 추억들을 고스란히 떠올릴 수 있어서
잼나게 본 기억이 납니다..
그시절 오동잎,길가에 앉아서등등 메들리로 불렀던 기억도 나고
young man, ymca등 고고리듬에 맞춰 스텝을 밟던 기억도 나네요..
ㅎㅎ...
추가열씨의 멋들어진 소리로 신라의 달밤 들어 볼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두 바퀴/ 계란 삶다가~~~]
앗~ 뜨거!
200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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