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하는 두바퀴숙제: 내가 처음 만난 선생님
채성옥
2004.05.06
조회 67
내가 태어나 초등학교 3학년까지 살던 곳은
봄이면 복숭아꽃, 살구꽃, 진달래가득 꽃대궐 되던 시골이었다.

재너머 큰 집 오빠, 언니들과 같은 학교에 다녔는데
그 학교엔 예쁜 여선생님이 한분뿐이셨고
여선생님은 늘 1학년 담임을 하셨다.

그 해 신입생이 모자랐는지
언니와 나, 아랫집 현숙이와 셋이서 아직 여덟살이 되기 전에
입학통지서를 받았다.
아빠와 엄마는 항상 아파서 골골 거리는 내가 염려스러워
언니만 입학 시키시려 준비를 하다가
나도 함께 가면 선의의 경쟁상대가 될 것 같아
함께 입학을 시키셨다.

학교가는 길이 너무 멀어 다리가 아프다고 울던 생각,
몸이 아프면 결석 시키지 않으려는 엄마의 정성으로
엄마등이 업혀 학교에 가 출석확인만 하고 오던 생각이 난다.

또하나 사촌 오빠와 언니에게 들었던 예쁜 여선생님을 매일 볼 수 있어 마냥 좋았다.

어느날
선생님은 환경정리 구상을 하시며 벽에 걸 액자가 필요하셨던지
우리반 아이들에게 질문을 하셨다.

"자기집이 부자라고 생각하는 사람?"
나는 앞 뒤 생각도 하지 않고 손을 번쩍 들었다.
선생님은 나보구 예쁜 그림이 있는 액자를 사오시라고 하셨다.

그때는 옥수수빵을 점심 배급을 주었는데
집안이 어려운 아이들에게만 배급이 되었다.
조금 후 옥수수빵 배급을 위해 질문하시길
"자기집이 가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하니까 이번엔 언니가 손을 들었다.

선생님은 의아해하시며 고개를 갸우뚱거리셨다.
그날 밤 선생님은 우리집에 가정방문을 하셔서
낮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시며
액자를 사 올 수 있느냐고 걱정하셨다.

아빠, 엄마는 쌍둥이가 어쩌면 저렇게 다른 생각을 할까
웃으시며 다음날, 고양이 세마리가 털실을 갖고 노는 그림액자를 사다 주셨다.

어쩌다 옛날 장면에서 그 그림을 보면
밤중에 선생님이 우리집에 오셨던 장면이 떠오른다.

지금은 목사님사모님으로
하나님사업을 더 열심히 하시는 선생님
지난해 겨울 선생님 따님의 결혼식에 인사를 드리러 갔는데
옛날, 그 예뻤던 모습에서
사랑 가득 인자한 모습이 되신 선생님을 뵙고 왔다.

이제는 선생님이 된 나도 제자들에 대한 추억을 하나하나
남기며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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