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사람은
김일진
2004.05.28
조회 120
한 마디 단순한 말 속에서도
향기가 나는 사람이 있다.
의미없는 낱말이 모여
푸른 그림자를 이루며 세상을 감싸는
그리고 나를 감싸는 애잔한 연기같은 사람이 있다.

한 마디 말 뒤에 숨은 은은한
나에 대한 배려가 송송 배어나오는
땀처럼 모이는 사람이 있다.

그에게 말은 향기의 전령이다.
아니
그의 향기는 침묵 속에서 가장 향기롭다.
말하지 않는 그의 따뜻한 눈빛, 말해지지 않는 것들의 모든 말,

말해지지 않은 것들이 저절로 말하고 있는 저 섬세한 문맥들.
그의 침묵은 놀랍도록
환하고 또렷이 내게 말할 수 없는 것들을 말해준다.

그의 침묵은 온갖 은유의 꽃으로 피어나 온갖 지혜의 경귀들로 솟아올라 온갖
감성의 꽃눈과 꽃망울과 꽃밥으로 돋아나
세상을 많은 바람을 지나온
부드러움과 끝없는 책냄새와 경탄할 만한 직관,

그리고 미답의 우주를 살피는 큰 눈을 드러내나니...


향기가 나는 사람이 있다. 심지어 이 청맹의 모니터 위에서도, 한 글자의 기표 위에서도,

아니 그보다 말줄임표들의 잦아드는
침묵 속에서도 희한하게 향기가 나는 사람이 있다

향기가 하루만에 날수없겠지요
사람이라고 모두 같은사람이 아니듯이

:향기나는사람이 그립습니다

:강인원 박강성(가시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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