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로 산다는 것...
권미성
2004.06.01
조회 86
'가요속으로'라는 프로를 친구를 통해서 접하게 되었고 그뒤로 애청자가 되었습니다.
유영재씨의 목소리도 좋고 들려주시는 노래들도 우리또래들이 편하게 들을수있는 노래들이라서 더욱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감사의 마음으로 인삿말 몇자를 올리려했으나 그것만으로는 섭섭한 기분이 들어서 신변잡기도 한편 덧붙입니다.그럼...
(선물이고 티켓이고 주시고 싶으신 것으로 아무거나 감사히 받겠습니다. 들려주시는 노래가 모두다 마음에 들어서 따로이 신청곡을 부탁할 필요는 못느끼겠습니다.)

- 엄마로 산다는 것-

친정집에 가면 늙고 걸음걸이도 시원치 않으신 엄마가 차려주시는 밥을 먹고 뒤비져 잡니다. 꿀맛같은 잠...

밥을 좀 덜 먹거나 더러 건너 뛰어도 사는데 아무지장이 없지만
잠이 모자라면 살수가 없습니다,저는.
학생때도 신혼때도 푹자고 다녔지만, 애엄마가 되어서는 더더욱 많이 많이 잤습니다.
사십이 넘은 나이에도 그나마 이정도 체력을 유지하는 것은 잠을 충분히 자는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수험생 큰아들 뒷바라지하느라 요새 오전엔 늘 비몽사몽입니다.
중3이거든요.

새벽 6시반에 잠에서 깨어나기위해 눈뜨는 연습하다가 간신히 일어나 아들들 아침밥상을 차려주고 번차례로 학교엘 보냅니다.
두녀석이 동시에 나가면 덜 힘들텐데 큰아들나가고 작은아들은 몇십분간 더 저한테 말을 씹히다가 간신히 학교 보내고 현관문을 닫으면 그때 까지도 코를 디링디링 골고 자던 남편이 갑자기 튀쳐 나옵니다.
"엉? 애들 다 갔어?"
머리는 까치집을 하고 튀나온 배를 북북 긁으면서 목이 뻐근하다 손목이 아픈게 오래간다는둥 여기좀 주물러라 저기좀 두둘겨라 등을 긁어달라...어쩌구 하면서 저를 귀찮게 합니다.
아아... 난 빨리 자야하는데...

"당신,목이 아프고 손목도 아프고 등은 가렵다구? 여보!난 원래 항상 목이 무쟈게 아프고 어깨는 쑤시고 등은 가려운데 참고 산지 오래야.어서 밥이나 자시구랴,차려논 김에. 난 자야돼,죽겠어."
라고 푸념을 늘어놓으며 고치처럼 이불속으로 다시 기어들어가면 남편은
"무슨 놈의 잠을 밤새 자고 아침에 또 자느냐. 당신이 신생아냐.." 라며 절 몰아세웁니다.

저도 생각해 봅니다. 왜 이렇게 잠이 늘 모자란 듯한지.
그러나 다 더해보면 그렇게 많이 자는 것도 아닙니다.
학원에서 밤12시에 돌아오는 큰아들 기다리며 오밤중인 10시에서 12시까지 다음날 아침거리를 미리 준비하느라 서서 움직이고 아이가 오면 뭐 간단히라도 먹여서 재워야하고
그러고나면 바로 잠이 안오니 소설이라도 읽다가 자게되고.
다음날 또 새벽 6시 반부터 움직이려니 낮잠 안자고야 어찌 버티겠습니까.
따져보니 나누어서 자느라고 그렇지 합계는 그리 긴시간이 아니더이다.

친정엄마에게 하소연했습니다.
"엄마! 내가 언제 반찬하는지 알아? 밤 10시에서 12시까지 매일이야,그러니 안졸리겠어?"
친정엄마 대꾸하시길,
"야! 난 어떤지 아니? 새벽 2시에 일어나서 니오빠 먹을것 준비한다구.그시간이 춘정이 솟는 시간이라 그때 맹글어야지 안그러면 빳데리가 금새 떨어져서 못해."
춘정? 춘정이란 말은 그럴때 쓰는게 아니지,엄마.....

우리 엄마가 말을 그냥 갖다붙이는 능력이 좀 탁월하다보니
'인공수정'을 '인공위성'이라고 하질 않나, '조생(귤)'을 '조센징'이라고 해서 우릴 뒤집어지게 만들질 않나...생각도 다 안납니다.하도 많아서.

"니들도 늙어봐라 발음이 저절로 그렇게 된다니께..."
라며 엄마는 눈을 흘깁니다만 저도 벌써 그런 증상이 시작되어서 아들들한테 웃음거리가 되곤 합니다. 그러면 저도 눈을 흘기며 한마디 합니다.
"니들도 나이 들어봐라...그렇게 된다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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