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은 도시락
정지숙
2004.06.25
조회 135



옆자리 친구가 보자기에 싸 온 양은 도시락.
쌀밥 위에 달걀 프라이가 얹혀 있으면 주변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껏 샀다.
어쩌다 도시락을 싸 오지 못한 날 점심시간에는
교실에 남아 있기가 쑥스러워 슬며시 자리를 떠
구석진 강당 입구 계단에 앉아
서울 시내를 처량하게 내려다보던 시절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겨울이면 양은 도시락을 난로에 층층이 얹어 데워 먹는데
맨 아래에 놓인 도시락은 속이 눌어붙고 타기도 해서
교실은 눌은 김치와 밥 타는 냄새가 진동을 했다.
이렇게 해서 먹고 난 빈 도시락은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의 꾸지람감이다.

시커멓게 눌어붙은 반찬 찌꺼기며 밥알을 떼어 내려면 설거지하는 어머니의 손길이 더 갔을 터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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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곡
여고시절
왜 몰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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