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은 내가 직장생활을 처음하던 해였다.바다가 가까운 아주 작은 마을에서 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하였고 같은 입사 동기와 시간이 나면 우린 버스를 타고 곧잘 바다를 찾곤 하였다. 그때만 해도 자가용이 보편화 되지 않았고 모든 이동은 시내버스 아니면 직행버스였었다.
그날은 스물네살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한 소식이 들려왔었다. 우리가 중고등학교 시절 즐겨불렀던 노래들을 불렀던 김정호가 죽었다는 것이었다. 그때만 해도 마음이 한 가수의 죽음을 슬퍼해줄 여유가 있었나보다.
우린 퇴근 후 자주 가던 바다를 찾았고 아무말없이 추운 겨울바다만 바라보다 차시간이 되어 돌아왔다. 그리고 또 허전한 마음을 달랠길이 없어 찻집에 들러 혼자 있는 주인아저씨한테 김정호가 죽음을 알리고 그집에 있는 김정호 판은 모두 들려 달라고 했었다. 마음씨 좋은 아저씨는 우리의 요구대로 김정호의 판은 있는대로 다 들려주었고 우린 차 한잔으로 그 값을 대신했었다.
20여년전 만 해도 나의 마음은 그랬는데 이젠 사춘기 딸과 힘겨루기를 하느라 온 힘을 다빼고 있다. 찻집을 가는것은 경제적으로 아깝다는 생각이 들고 자판기 커피만으로도 만족하는 내가 되어있다.
오랫동안 잊었던 김정호님의 음악을 듣게 되서 이번 한주는 나의 젊은 시절을 돌아보는 시간이 될 듯 싶다. 이런 시간을 준 유가속에게 감사한다.
20여년전 그날을 생각하며
권영숙
2004.07.05
조회 46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