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몸을 떨었다
못다 한 말
못다 한 노래
까아만 씨앗으로 가슴에 담고
우리의 사랑이 지고 있었으므로
머잖아
한 잎 두 잎 아픔은 사라지고
기억만 남아
벼 베고 난 빈 들녁
고즈넉한
볏단처럼 놓이리라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물이 드는 것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홀로 찬바람에 흔들리는 것이지
그리고 이 세상 끝날 때
가장 깊은 살 속에
담아가는 것이지
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옷을 벗었다
슬프고 앙상한 뼈만 남았다.
-문정희 시인-
*그저께 찔끔찔끔 비 내리던 오후의 보도를 걷다가
오랫만에 동네 서점에 들렀습니다.
상가를 다니며 작은 가죽 수공예품을 팔러왔던 몽골 유학생과 서점을 나설 땐,
구입한 몇 권의 책속에 이 책도 함께 있었습니다. -당신이 그리운 건.. 테마시집-
앞서가던 그녀를 불러 세워
슈퍼에서 산 빵 한 묶음, 우유 하나를 건네는 내 손이 부끄럽지 않았던 것도
동정이 아니라, 조금은 낯설은 우정..연민.. ?
순박한 그녀의 미소를 얻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 흠, 이 시집은 더 행복하게 읽을 수 있겠군~`
한..50 여 편 되네요.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 이렇게 간간히 적어 둘테니,
고운 님들도 함께 읽어 보세요.
가을엔.. 쬐끔 더 시를 맛있게 읽을 수 있잖아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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