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따기.....
김선희
2004.09.03
조회 68

시골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30,40대 아줌마들은 너나 할것없이
방과후 농사일을 거들며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부모님이 논으로 밭으로 일을 하러 나가시면 집안일은 당연히
나의 몫이 되었지요.
교복세대였던 전 내가 입었던 교복과 운동화 빨래는 기본이었고
밥과 청소도 해야하는 주부나 마찬가지였어요.

그와중에 틈틈히 농사일도 거들어야 했던 학창시절은
지금 생각해보면 추억이라기보단 노동과 고통의 연속이었답니다.

한여름 ,특히 여름방학때...
햇볕이 내리쬐는 밭에 나가 풀을 뽑아야했고 가뭄이라도 든
해에는 우물물을 길어다 뿌려주기도 해야했으며
중간에 새참도 해서 날라야 했습니다.

제가 제일 하기싫었던 농사일은 고추따기였습니다.
넓지 않은 밭뙤기에서 많은 고추를 수확하기위해 밭고랑을
겨우 한사람 지나게 좁게 만든탓에 마음대로 움직이기도 불편했지요.
고추따는 자세 또한 앉아서 따기도 어정쩡하고 그렇다고 서서
따기엔 고추가 밑에 달려있어서 보이질않았고......

땀은 비오듯 쏟아지고 물것들은 왜그리 많았던지.
하루살이도 많았고 모기 파리도 많았죠.
땀 닦아야지요 파리모기 쫓아야지요 고추 따야지요....
궁시렁 궁시렁 투덜 투덜 삐죽 삐죽....
기억하고 싶지 않은 학창시절의 고추따기였습니다.

그에 못지않게 싫은것은 고추 말리기였답니다.
멍석펴고 접는것또한 만만치 않았어요.
짚으로 만든 멍석은 무겁기도 했지만 흐물흐물 제대로 세울수가
없었거든요.
고추를 골고루 마르게 하기 위해선 고추를 자주 뒤집어줘야만 했어요.
비라도 오는 날에는 고추를 썩지 않게 하기위해 사랑방에 펼쳐놓고 아궁이에 불을 지펴야 했어요 .
그 뜨거운 여름날에 ......

그렇게 말린 고추를 잘 닦아 배를 가르고 씨를 따로 받는마무리 일또한 제몫이었답니다.

지금 그 일을 하라면 죽어도 못합니다.

주말농장이란것이 있지요.
바쁜 현대인들이 찌든 생활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옛날
어렸을때의 추억을 생각하며 배추며 무우며 고추 상추등을
심어먹으며 향수에 젖곤하는.......

전 절대 안합니다.
학창시절의 고추따기로 ,밭매는걸로 마감하렵니다.

신청곡..
향수...조영남
배따라기... 사랑은 받는것이 아니라면서.
박남정 ...널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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