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이 이야기
채성옥
2004.09.05
조회 81
다섯살 <지평>이는 지독한 왕자병이다.
제가 좋아하는 것만 하는 아이.
식사도 제가 좋아하는 것만 먹는 아이.
작은 일에도 제 관심거리면
집에 가는것도 잊고 알아야하는 아이.
셔츠 단추도 맨 위까지 꼭꼭 잠그고 결코 짧은 바지를 입지 않는 아이.
절대로 맨발로 다니지 않는 아이.

오늘 이야기나누기 시간에...
지평인 앞에 앉은 연수와 눈이 마주쳤다.
" 연수야, 너 나 좋아해?"
" 아니?"
지평인 저를 보고 웃는 여자아이들은 다 저를 좋아하는 줄 안다.

잠시 후 내가 물었다.
" 지평아, 너 어느 친구가 좋아?"
" 지현이요."
(지현이는 지고지순하고 현모양처 같은 아이인데 지평이를 옆에서 늘 챙기고 기다려주는데
요즘 지평인 지현이에게서 딴 눈을 팔고 있었다.)
" 그래? 저번엔 하람이가 좋다며?"
" 그런데 이제 안좋아해요. 내가 안 좋대요"

이런 지평이가 크면 어떤 어른이 될까?
내가 하는 학문,
내가 좋아하는 일,
내가 사는 지역 공동체,
내가 사는 동네, 아파트까지도
모두가 다 최고라고 엄지를 쑥 내밀며 다니겠지?

그래도 밉지 않은 건
그 아인,
절대로 쓸데없는 욕심은 부리지 않는다.
남에게 햇꼬지를 하지 않는다.
제가 할 일은 꼭 다 한다.
친구를위해 양보할 줄도 안다.
남을 도울 줄 안다.

이런 어른남자, 정말 있다.
가끔씩 어이없지만 그래도 난 그를 참 좋아한다.
올해처럼 더운날, 옷 매무새 흐트러짐 없고
작은 일에도 소홀함없이 꼼꼼하게 챙긴다.
자신의 지위를 자랑하기보다
땀흘려 연구한 지식도 나누기를 좋아하고
베풀줄 알고, 남을 배려할줄 알며
자신의 일에 열심으로 최선을 다한다.

이 남자도 어렸을때 지평이 같았을까?
오늘 문득
지평이를 보며 그 남자 생각이 났다

*^* 호수에 잠긴 달
*^* 사랑해사랑해
*^* 산골소년의 사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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