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들의 일기 중에서
안정순
2004.09.07
조회 74
우리집엔 딸이 여섯이 있답니다.
그중에서 제일 말썽꾸러기였던 셋째언니는 만날 엄마가 하지마라 마라 하는 일만 골라하는 아주 짖꿎은 섬 머슴아 같아서 윗집 순자랑 싸우면 머리카락을 한주먹 뽑아 놔서는 순자 할머니가 그일로 순자가 시집가서 아기를 못 낳는 것도 다 세째언니 탓이라고 해서 말이없는 우리 엄마는 그일로 늘 죄지은 여인처럼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다고 언니를 나무라는 일이 많았다고 해서 그애만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시다고 하셔요.

넷째 또한 세째를 버금가는 여자인데,동네에서 언니가 태어나던해에는 남자용들은 많은데 여자용들은 단 둘 뿐이었어요.

외로운 용띠 언니가
학교 파하고 오는길이 십리였거든요 걸어오다가 겪는 일들이 왜 그리도 많았던지 어느날 옆 동네사는 불량스런 애를 만났대요
시골길엔 회통이라고 물내려가는 수로래나 뭐래나 어쨌든 그런것이 있는데 애들이 집에가다가 괜히 심심해 지면 여학생들 올때까지 기다렸다가 혼자 든지 둘이 오면 겁없이 길을 막고 서있다가

야 너희들 거기 서 ,가 ,서 ,가,를 반복하며 여학생들을 겁주기도 하고 어느날은 언니랑 친구랑 둘이서 가고 있는데 그녀석이 또 거기에 서 있더래요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모르는 척하고 둘이서 얼굴만 바라보고 걷자고 하고 둘이서 조잘조잘 얘기만 하고 가고 있는데 갑자기 야 너희들 거기 서 하길래 도망가듯이 빠른 걸음으로 도망 치는데 잽싸게 따라와 앞을 가로 막으며 하는말 불량스런 말투로 거기 앉아 하더니 너네 밥 얼만큼 먹는지 그림으로 그려봐 하더라는거에요.안그리면 죽어 하면서 말이죠 우리언니는 밥순인데도 동그라미를 조그맣게 그리고 친구는 크게 그렸는데 그녀석이 하는말 못생긴게 밥은 더럽게 많이 먹는다고 하면서 혼자서 깔깔깔 웃더라지 뭐에요
왜 남자 애가 그렇게 웃으면 바보스럽게 보이잖아요 오랜 세월이 흐른 뒤 그 일을 생각하니 웃음만 나온다고 호호호


노래는 : 시골길에 어울리는 향수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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