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전화안에서
강 훈
2004.09.14
조회 64
오늘 횡재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모처럼 어머니께 공중전화로 전화를 걸려고 박스 안으로 들어갔는데요

이야...이게 왠일입니까?
공중 전화 위에 놓여진 지갑이 턱 하고 눈으로 들어오는데 가슴은 쿵덕쿵덕...월렁월렁~~~

정말 죽으라는 법은 없구나...싶었습니다.
바로 어머니께 딱 10만원만 빌려달라고..그러면 정말 고리대금업자한테 빌렸다 치고 꼭 높은 이자로 붙여서 갚아드린다고 하려던 참이었거든요

그런데..이렇게 제 눈에 띄이도록 헤벌레..하고 입을 벌리고 디비져있는 지갑을 보니 할렐루야가 저절로 나왔지요^^

그래서 어머니께 전화드리는 것은 포기하고
일단 지갑을 들어서 안을 들여다봤쬬

오홍~
어림잡아 5~6만원은 족히 될 것 같아보였습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뒷통수가 후끈거리는 것입니까?
도저히 그냥 갈 수가 없어서
기쁜 마음 접고 뒤를 돌아보니

"그거..제 지갑 같은데요?!'
라고 말하는
낯선 남자의 톤 굵은 목소리가 울러퍼졌습니다.

저는 정말 울고 싶었습니다.
눈 앞에서는 만원짜리 대여섯장이 훌렁훌렁 소리를 내면서 사라지는 듯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낯빛하나 흐리지 않고선 얼렁
"넵~ 여깄습니다.안그래도 경찰서로 가져갈려고 했거든요(새빨간 거짓말) 정말..지갑 잃어버리면 속상하죠 찾으셔서 다행입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약간은 비소(비웃는 웃음)를 날리듯 한쪽 입을 위로 올리면서 웃는 낯선 남자에게 정중하게 인사까지 하면서 저는 공중전화의 전화기를 도로 집어들었습니다.

"엄마? 엄마 저 10만원만 빌려주세요 15만원으로 갚아드릴께요..ㅠ.ㅠ"

"뭐? 15만원? 진짜? 알았어..인터넷으로 쏴줄테니까 기다려..정말 15만원이지? 거짓말 하면 넌 지옥간다!"
라고 하시는 우리 엄마~

진짜 부자되시겠습니다요

아아아..서글픈 내 빈 지갑이여
아쉬운 남의 지갑이여

신청곡 : 김범수 후회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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