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봄
봄 편지는
본문보다 추신이 더 길다.
말의 싹들이
자꾸만 솟아오르기 때문이다.
둘.여름
모래밭에 '너'라고 쓴다.
파도가 밀려와 지운다.
그위에 '나'라고 쓴다.
파도가 밀려와 지운다.
미음에다 '사랑'이라고 쓴다.
파도가 못 지우고 되돌아 간다.
셋.가을
뭐라고 쓸까,뭐라고 쓸까!
밤새 느낌표 몇 개만 찍힌다.
가을 편지는 백지다.
그냥 낙엽이다.
바람에 부친다.
수취인 불명.
넷.겨울
모든 말들이 얼어붙어
글자를 만들 수 없다.
생각부터 잘 녹여야 한다.
신청곡
최백호(가을엔 떠나지 말아요)
박혜경(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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