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눈앞의 세월 다 지워지고 사람이 아름다울 때 있다 수첩 속에 빽빽하던 이름들 하나같이 소나기 맞은 글씨처럼 자국으로 번질 때 흔적도 없이 사라져갈 사람이 아름다울 때 있다 세파에 치여 각양각색인 남루 또한 지나간 상처 마냥 눈물겹고 서 있는 사람들이 한 그루 나무처럼 이유 없이 그냥 아름다울 때 있다 가파른 세월이야 지나면 그뿐, 코끝에 감도는 한 자락 커피 향에 두 눈을 감고 비 맞는 나무처럼 가슴 적시는 무심한 몸놀림이 아름다울 때 있다. -김재진 시인- *넉넉하게 덜어내는 가을 숲에서 가난한 나무들의 위로를 받는 한 그루 나무처럼 저 푸른 하늘 기도의 손끝 알뜰히 밀어 올리는 한 그루 나무처럼*
나 무
맨발이*
2004.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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