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의 작은사랑이....
이유정
2004.10.28
조회 71
한참 아이을 씻기고 있는데
옆자리에 아직 젊어 보이는 삼십대 초반쯤 될까?
세 살 난 아들을 데리고 오면서
할머니를 모시고 들어왔다.
몸만 겨우 가누는 할머니는 가만히 앉아만 있었고,
쓱싹 쓱싹 젊은 여자의 손길은 부드럽기만 하였다.
다 씻고 난 뒤 할머니께서 온탕에 들어가시고 싶은지
조심스런 발걸음으로 들어가시긴 하였는데
기운이 없어 옮겨 앉는다는 게 그만 물의 부력에 의해
스르르 가라앉아 버리는 모습을 보고
너무 놀란 난 뛰어가 할머니를 바로 앉히며
"할머니 양팔을 가장자리에 올리세요"
"아니우! 나 나갈라우"
"할머니 제 손 잡으세요"하며 손자며느리의
따스한 손이 다가서더군요.
"제가 할게요. 고마워요"
"아니어요"
가만히 앉은 모습의 하늘나라에 계신 저의 친정엄마의 모습이었다.
잔잔한 미소,
검게 핀 검버섯,
기운 없이 앉으신 모습,
손자며느리의 손잡으며 나가시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난 혼자 눈시울을 적셔 버렸다.
"엄마 왜 울어?"
"응 아니야. 비눗물이 들어가서 그래.."
얼른 눈물을 닦아 버렸지만
뭔지 모르게 가슴 가득 다가오는 그리움에
어쩔 수 없이 흘린 눈물이 되어 버렸다.
그래, 내 엄마의 모습이기 이전에
먼 훗날 나의 모습인지도 모른다.
언젠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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