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15년전 초등학교 2학년때 일입니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시는 엄마의 얼굴이 평소와 다르게 매우
우울해 보였습니다.
"엄마 왜그래 무슨일 있었어?"
나의 물음에 엄마는 대답하셨죠.
"너 오늘 학교에서 친구랑 싸웠다면서 왜그랬니?"
순간 사그라들었던 분노가 다시금 치솟아 나도 모르게
엄마에게 크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습니다.
"엄마는 알 필요없어."
하지만 엄마는 무슨일이 있었는지 자꾸 물으셨고 나는
마침내 엄마에게 상처가 될 얘기를 하고야 말았죠.
우리 엄마는 피부가 매우 약해서 햇빛을 약간만 쬐어도 얼굴에 보기싫은 흉터 같은것이 많이 생기곤 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서 엄마도 돈을 벌기위해
일을 나가셨는데 그 고생이 심해선지 엄마의 얼굴은 그즈음
최악의 상태였지요.
그런데 그런 우리 엄마를 본 같은반 아이가 학교에 와서
반친구들에게 떠들어댄 것이었습니다.
특히나 그애는 내가 있는데도 아주 얄미운 말만 골라가면서
엄마 흉을 보았죠, 나는 머리끝까지 화가 나 그아이와
머리 끄댕이를 잡아 당기며 마구 싸움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담임 선생님께서 우리를 말린 후에도 나는 분이
풀리지 않아 계속 씩씩거렸고 서로 사과하고 화해하라는
말씀도 듣지 않았습니다.
순전히 그아이의 잘못인데도 내가 왜 사과를 해야하냐고
버릇없이 제가 고집을 부리자 선생님은 걱정이 되셨는지
엄마가 일하는 곳으로 전화를 하셨던 모양이었습니다.
엄마는 내말을 다 듣고 한숨을 내쉬더니 결국 나를 껴안고
흐느끼셨지요.
당신의 얼굴때문에 딸자식이 치고 받고 싸움까지 했다는게
너무나 속상하셨던 겁니다.
그때 받은 상처때문인지 엄마는 내가 고교를 졸업할때까지
단 한번도 학교에 오지 않으셨습니다.
못됐게도 나는 어쩌면 엄마가 그래주길 은근히 바랬는지도
몰랐습니다...
그런 어느날 친구랑 거리를 가는데 친구가 어떤 아주머니를
가리키며 이상하게 생겼다고 말하더군요.
순간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말만 안했지 딸인 나조차 보기 싫어했던 엄마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기 때문이었죠, 그런 나자신이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요즘 저는 남들 앞에서 엄마와 팔짱을 끼고 당당하게 다닙니다.
누가 뭐래도 엄마의 얼굴이 이세상에서 가장 고운 얼굴이라는
것을 이제는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엄마, 그동안 죄송했어요.
이젠 더 좋은 딸이 되도록 노력할께요.
엄마, 내가 많이 사랑하는거 알지?
영재님 엄마가 좋아하는 노래 신청합니다.
정훈희의 꽃밭에서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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