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에 꽃 떨어진다
일생을 추위 속에 살아도
결코 향기는 팔지 않는
매화꽃 떨어진다
지리산
어느 절에 계신 큰스님을 다비하는
불꽃인가
불꽃의 맑은 아름다움인가
섬진강에 가서
지는 매화꽃을 보지 않고
섣불리
인생을 사랑했다고 말하지 말라.
-정호승 시인-
*아, 벌써 두 해 전 일..
어여쁜 지인들과 섬진강 벚꽃을 보겠다고
이른 아침 무궁화 관광열차를 탔더랬지요.
펑펑 쏟아지던 꽃잎들이 푸른 물빛에게로 가차없이 낙화하던 순간엔,
그 덧 없음이 야속해서 귀로의 발거음은 무거웠었습니다.
다음 해 어느날
잔설이 푸른 보리밭 언저리에 희끗희끗 세치처럼 남아 있을 때 쯤,
낙화의 참된 미의 경지에 도달해보기 위해
섬강을 향해 돌진하는 전차에 나를 태워보내고 싶습니다.
그래서
일생을 추위 속에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았던
고견한 인물들의 기개를 무릎 꿇고 느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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