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애창곡]
무척이나 가난했던 엄마의 유년시절은 책가방 하나없이
보자기에 책을 싸서 허리춤에 메고 필통속에서 짤랑거리는
연필의 경쾌한 소리를 들어가며 십리도 넘는 시골 학교를
걸어서 다녀야 했습니다.
인적이 드문 험한 산길을 걷다 혹시 산짐승이도 만날까봐
동네 어른들은 아이들은 모아놓고 꼭 함께 보내곤 했었죠.
가다가 재수좋게 소달구지라도 만나게 되는 날이면 너도나도
앞다투어 타고가는 재미야말로 어디 요즘 놀이기구에 비교할
수 있었을까요?
지금의 분교만큼이나 아담하고 조금한 교사뒤로는 큰산이
있었고 산아래로 흐르는 냇물을 벗삼아 멱을 감고 고기를 잡던곳, 봄이 되면 근처 논에는 붉게 물든 자운영 꽃으로 한폭의
수채화를 연상할 만큼 경치가 아름다운 곳에서 엄마는
동심을 노래할 수 있었습니다.
여름이면 느티나무 아래서 매미소리를 들으며 수업을 할 때도
있었고 공기놀이 땅따먹기 고무줄 놀이는 순수한 시골아이들만의 놀이 문화였었죠.
그네를 타고 느티나무 키와 맞닿을 때의 그 오싹함은 어찌나
무섭던지 지금도 아이들의 함성이 막 들려오는 것 같다고
엄마는 웃으시며 말씀하세요.
하지만 시골에서 태어나 순수한 아이로 성장하게 되었지만
엄마는 가산이 기울면서 시골집을 정리하고 도시로 이사를 가게 되면서부터 어린 마음은 차츰차츰 멍이 들어가기 시작했고
가난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외할머니는 이집저집
허드레 일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힘들게 생활해가야만 했지요.
시골집을 떠나올때 서운함보다는 미지의 세계를 가본다는 가슴 설레임도 한낱 꿈에 불과했고 진학을 포기한 엄마는 서울에
가면 큰돈을 벌수 있다는 생각에 서울 외할머니댁에
머룰면서 이모와 같이 양장점 일을 하며 서울 생활에 조금씩
적응해 갔습니다.
눈물 머금은 손으로 몇장의 지폐를 꼭 쥐어주시며 몸건강히 잘 있다가 오너라 하시던 그때 외할머니의 심정이야말로 뼈를
깎는 아픔이었을거라고 엄마는 지금도 말씀하시곤 하세요.
밤이면 사무치는 그리움에 집에가고 싶어서 기차가 기적을
울리며 떠날때면 남몰래 눈물을 흘린적이 한두번이 아니었고
학생들만 보면 엄마도 돈을 벌어서 오로지 공부를 하겠다는
마음 뿐이었다고 합니다.
엄마가 그렇게 배고픔과 외로움에 지쳐있을 때 미싱사 아저씨는 엄마에게 큰 힘이 되어주셨답니다.
점심때 늘 굶는걸 보시고 도시락과 도시락 가방을 사주셨고
그보다 더 고마운 것은 엄마에게 한문공부를 할 수 있게
해주신 것이었지요.
세월이 흐른지금 그분을 만나 뵐 수는 없지만 아마 지금쯤
할아버지가 되어 계실지도 모르겠다고 하세요.
어린 나이에 부모님 곁을 떠나 낯선 곳에서 힘들게 살아가던
엄마에게 한줄기 희망을 심어 주셨던 그분.
남을 배려할줄 아는 아름다운 마음을 엄마는 또 다른이에게
전하고 싶으시대요.
고마웠던 그분을 생각하며 서울 생활 하던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엄마도 육십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고 한살이라도
더 먹기전에 배움의 한을 풀어야 겠다는 굳은 각오로
몇번의 망설임끝에 검정고시 학원을 찾게 되셨습니다.
선생님께서는 할수있다는 용기를 심어주셨고 그 용기는
정말 자신감으로 와 닿으셨습니다.
놀라운 것은 연세 많으신 주부들이 의외로 많았다는 것과
만학도들의 수업열기는 용광로의 열기만큼이나 뜨거웠다는
것이라고 엄만 말씀해 주셨죠.
그토록 하고 싶었던 공부를 하게 되었다는 것이 마치 꿈만
같았고 행여 그빛이 꺼지지 않을 까 하는 두려움보다는 더
강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고픈 마음 뿐이었다고 엄마는
지금도 말씀하세요.
비록 짧고 고된 시간이었지만 공부하는 시간만큼은 정말
행복했고 엄마평생에 이런날이 올런지 의문이 생길 정도였다고
말이죠.
그렇게 정말 어렵고 힘들게 따낸 졸업장은 엄마에게 가장
소중하고 값진 보물이겠죠?
자난날의 아픔을 교훈삼아 엄마는 앞으로도 더 많은 배움의
기회에 도전하고 싶으시대요.
영재님, 우리엄마 정말 대단하시죠?
항상 노력하고 매사에 열심이신 엄마를 보며 저는 무척
많은것을 배우고 산답니다.
이런 엄마의 딸인게 정말 자랑스러워요^^*
영재님도 우리 엄마께 앞으로도 더 열심히 공부하시라고
격려해 주실거죠?
오늘 제가 신청하는 엄마의 애창곡은 정훈희 꽃밭에서입니다.
엄만 이노래만 들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정말 꽃밭에 와있는
것처럼 행복해지신대요~
오늘 꼭 들려주세요.
[꽃밭에서-정훈희]
꽃밭에 앉아서 꽃잎을 보네
고운 빛은 어디에서 왔을까
아름다운 꽃이여 꽃이여
이렇게 좋은날-엔 이렇게 좋은날엔
그님이 오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아~
꽃밭에 앉아서 꽃잎을 보네
고운 빛은 어디에서 왔을까
아름다운 꽃송이
이렇게 좋은날엔 이렇게 좋은날엔
그님이 오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아~
꽃밭에 앉아서 꽃잎을 보네
고운 빛은 어디에서 왔을까
아름다운 꽃송이
루-루 루루루루 루-루루 루-루 루루 루루
루-루루루 루-루루루 루-루 루루루루
루-루루
아름다운 꽃송이-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