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좋은날입니다, 차 한 잔 하시겠습니까?]
오늘 제가 이런 말을 차 집이 아닌 우체국에서 들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사실입니다.
오늘은 아침부터 비도 오고 날씨가 음산하여 우체국에 가야하지만,
비바람에 가로수의 아름답던 빨간 노랑 단풍들은 거리로 내 팽개쳐져 이리저리 굴러다니며
죽쳐진 어깨처럼 기운이 하나도 없는 날입니다.
원래 우체국은 다른 금융기관에서 받지 않는 세금고지서를 받아 주기에 창구가 늘 부산합니다.
그래서 우체국 창구는 성미 급한 이용자들이 자기 일을 빨리 처리 안 해준다고 고함을 지르기도하고 자기가 서있던 줄에서 빠져나와 앞사람을 밀치고 다투기도 하기에 창구이용 분위기가 썩 좋지 않은 곳이기도 하여 내심 한 걱정하면서 사는 집 인근에 있는 일산대화 우체국으로 갔습니다.
우체국은 깨끗하지만 이미 빗물에 젖은 발자국들로 한기가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늘 번잡하던 우체국 창구가 오늘 따라 한산 하였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빨리 일을 끝내고 가겠구나하며 내 친구 딸 결혼 축의금을 송금하려고 팬을 잡는 순간입니다.
늘 바쁘시던 창구의 직원이
"오늘은 좋은날입니다, 차 한 잔 하시겠어요" 하며 옛날 애인이 말하듯 하지 않겠습니까?
정말인가 하면서 고개를 돌리고 쳐다보니 여직원이 환희 웃으면서
“커피요! 녹차요!” 했습니다.
그래서
“아침에 커피 한 잔 했지만, 오늘은 한 잔 더 해야겠습니다”
하고 조금 있으니 경조금 송금리스트에 기재하는 나에게 따듯한 커피 한 잔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참 기분 좋았습니다. 비가 개인 것도 같고, 오래전에 애인한태나 들어 보던 말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하였습니다.
이 정겨운 소리를 들으니 한껏 젊어진 것 같았습니다.
누구나 젊어지고 싶으면 일산 대화동 우체국 이용애님을 찾아가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여직원을 상주라고 누군가에게 말했습니다
라디오 담당자님! 오늘은 참 좋은날입니다. 차 한 잔하시겠습니까?
신청곡 The autumn lea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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