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엔 남을 더욱 배려해야겠다.
이은정
2004.11.16
조회 38
겨울이면 유난히 서울역으로 지하철로 몰려드는 부랑자들이
더 눈에 띄는 이유는 뭘까?
아마도 그들의 추위가, 그들의 모습이 더욱 측은해보여서가 아닐까 싶다.

2년전 어느 겨울,
저는 친구를 만나러 종로 3가역으로 가던 중이였습니다.
찻길옆 길가에 음식을 먹고난 빈그릇에 남은 찌꺼기를
꾸부리고 앉아서 먹고있는 부랑자를 보았습니다.
어찌나 측은하고 안돼 보였는지,
저는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가방안에 있던 바나나와 우유가 생각이 나서 그에게 주었습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주머니에 제가 준 것을 넣었습니다.

그들만의 삶이 있어서, 사연이 있어서 저런모습이 되었겠지만,
저는 그런 그(부랑자)가 처량해 보여서
길건너편에 건너와서도 계속 자리를 떠날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중, 한남자가 그에게(부랑자) 다가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더니, 지갑을 열어 그에게 만원짜리 지폐를 주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저는 놀라서, 문득 제가 주었던 바나나와 우유를 생각하고
얼굴이 빨개지지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부랑자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그에게 인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방송에서 연말이 다가오면 으레 하는 월중행사가
기금을 모금하는 내용중에 하나인데,
그때마다 저는 속으로 '5만원 정도 모금해야지' 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낼때는 1000원이상 내면 아깝다는 생각으로
1000원 미만의 금액으로 내곤 했었습니다.

그 남자의 행동에 저는 순간 제 자신이 초라해짐을 느껴습니다.
금액은 10,000원 이지만 그 곱절의 행복감을 느꼈을 그남자에게
존경심까지 들었습니다.

올겨울 유난히 더욱 추운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모습에 사라진 미소처럼,더욱 힘든 겨울이 될 것 같습니다.
오늘부터라도 주위를 돌아보며, 작은 것이라도 나눠주는 실천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신해철의 ' 슬픈 표정 하지 마세요' 를 신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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