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은 생일 휴가였습니다.
밀린 집안일을 해야 하는다는 생각은 가득했지만, 다 접어두고 집 뒤 산에 오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평일에 산을 찾는 사람들이 있을까? 낯선 사람이라도 만나면... 하는 두려움에 발길을 옮겼는데, 의외로 사람들은 많았습니다.
말라버린 낙엽들, 부서지는 낙엽을 밟으며, 가는 가을을 아쉬워 했습니다.
산중턱쯤에서 작은 소나무에 기대어 시내를 내려다보고 있자니 제 입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있었습니다.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뿜은 담배 연기처럼
작기만한 내 기억 속에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 속엔
더 아무 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 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 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 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무진장 커져버린 내면의 미움과 욕심 때문에 삶의 무게가 무진장 무겁습니다.
매일 큐티의 시간을 갖지 않으면 편안한 잠을 이룰 수 없고,
하루를 기도로 시작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화를 자제하지 못해 마음의 상처까지,
하루하루가 엉망입니다.
왜 그런지.....
불만에 가득 찬 하루도 내 일부인 것을 그 세월을 아쉬워하겠지요?
오르고 내려가는 사람들중 주머니에서 울리는 핸드폰 소리, 통화하는 목소리가 짜증스럽게 크게 들렸습니다.
금강산에 갔을때 신문도 없고, TV도 없고, 그보다 핸드폰이 없으니까 하루는 좀 답답했는데 남측으로 돌아와 그때가 좋았음을 알았습니다.
병든 사람이 산사를 찾아 마음의 평정을 찾으면 앓던 병을 버릴 수 있는 것이 이런 것이 아닐까 싶었는데,
산에 오를때 만큼이라도 세상과의 연락을 끊을 수 있다면 정신건강에 많이 좋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갑자기 주머니에서 소리 나는 열쇠꾸러미가 싫어졌습니다.
세상과 연결고리가 바로 이거라 생각하니까 저 멀리 던져 버리고 싶었습니다.
산꼭대기 팔각정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앉아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고, 차를 파는 아저씨도 생겼습니다.
운동할 수 있는 시설도 좋아지고, 산에 오르는 길목의 계단도 잘 정비되어 있었습니다.
멀리가지 않아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좋은 곳이 있었는데, 이제 자주 오르고 싶습니다.
지름 2m의 훌라후프를 30분정도 돌리니, 다리도 풀리고, 허리의 살들도 아팠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목을 타고 깃에 똑똑 떨어지는 땀방울 이였습니다.
잡념들 속에서 잠시나마 해방된 느낌을 주었습니다.
아이 등교시키고, 남편 출근시키고, 산에 갔다 와서 집안일 하고, 여가를 즐기며 그렇게 하루하루 살고 싶은데, 제게 과분한 욕심일까요?
하나를 채우기 위해 다른 하나를 잃고 있구나 싶습니다.
마음에 늘 아름다운 것들로 채우고, 좋은 것들로만 새겨서 항상 맑은 눈빛을 가지고 싶습니다.
유가속 가족여러분 홧팅입니다!!!
신청곡 - 솔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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