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무릎 위에서 보낸 햇살 환한 오후의 조그만 기억들,
귓속을 간질이며 엄마의 체취를 맡으며 보냈던 조그만 시간들.
지난 일요일,
아파트 베란다에서 내 무릎에 누워있는 아이의 귓밥을 파내며 난 내 엄마의
곱고 정겨운 얼굴을 보았습니다.
지금은 주름가득
꼬부랑 할머니가 되어버린 우리 어머니
그 곱고 정겨운 얼굴의 어머니가 부르시던 노래
이미자 '동숙의 노래' '강추' 신청합니다.
저는 지금도 가끔
제 옆에 와서 서있는 우리 반 아이들의 귓속을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그리곤
서랍속에서 귀이개를 꺼내들고 햇살 밝은 창가로 아이를 끌고 갑니다.
이거봐~ 이러니까 니가 그렇게 말을 안듣지
귀가 이렇게 꽉 막혀있으니 선생님 소리가 들리니?
4학년 교과서에 나오는 시입니다.
이 시를 배우곤 우리반 아이들은 모두 다시 한번 창가로 끌려 나와야 했답니다.
임 길택님의 시 엄마 무릎
귀이개를 가지고 엄마한테 가면
엄마는 귀찮다 하면서도
햇볕 잘 드는 쪽을 가져 앉아
무릎에 나를 뉘여 줍니다
그리고선 내 귓바퀴를 잡아 늘이며
갈그락갈그락 귓밥을 파냅니다
아이고,니가 이러니까 말을 안듣지
엄마는 들어 낸 귓밥을
내 눈앞에 내보입니다
그리고는
뜯어 놓은 휴지 조각에 귓밥을 털어 놓고
다시 귓속을 간질입니다
고개를 돌려 누울 때에
나는 다시 엄마 무릎내를 맡습니다
스르르 잠결에 빠져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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