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속 안녕하세요.
결혼한지 7년차 되는 주부입니다.
사실 말이 주부지 저는 아직 새내기랍니다.
왜냐하면 아직껏 김치 한 번,,반찬 한가지 제 손으로 만들어 본적이 드물거든요.
결혼해서 음식이 서투른 새댁시절엔 그저 어머님이 김치며 온갖 반찬등을 해 주시는걸 당연하게 여기며 살았습니다.
하다못해 장조림, 콩자반, 멸치 볶음, 나물 무침까지 다 해서 싸 주셨으니까요.
그렇게 저는 당연한 일상으로 여기며 아이 낳고 그저 집안에만 들어앉아 살았답니다.
아이가 차츰 자라면서 제손으로 만든 간식이며 밑반찬이 필요하게 되어
하나씩 둘씩 만들다보니 저도 웬만큼 음식에 소질이 있음을 알게 되었는데
어머님은 여전히 뵈러 가기만 하면 큰 통 작은통 할 것 없이
가득가득 채워 주신답니다.
엊그제 전화 드리니 다음날 김장하신다고 하더군요.
그래..제가 가겠노라 말씀드렸지요.
저희 어머니.
노발대발 오지 말라시며 한사코 나무라십니다.
사실 작년 김장때 저희모녀가 감기걸린 상태로 갔다가
도움은 고사하고 기침하고 앓는바람에 어머님 아버님만 더 고생하시고
힘들게 하였었거든요.
그러니 이번에는 아예 오지도 말고 집에 있으라는 겁니다.
행여라도 손녀딸 아프면 큰일이니 그저 집에 가만히 있다가
나중에 주말쯤이나 와서 가져 가라는 겁니다.
그래도 어디 명색이 며느리가 그럴수가 있나요.
늙으신 시부모님이 김장 하시느라 허리 휘실걸 생각하니 마음이 불편해서 살수가 없는겁니다.
부랴부랴 간식거리등을 챙겨들고 시댁으로 향했지요.
아직 점심시간은 조금 이르다싶어 대문을 밀치며 들어서는데
어쩐지 김장하는집이 고요한 겁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니 분명 집안에선 김장한 냄새가 나는데 흔적은 찾아 볼 수 없는게 아닙니까.
듣자하니 저희 시부모님은 행여라도 제가 와서 힘들게 돕는다고 할까봐
이른 새벽부터 시작해서 다 마치시고 점심도 다 드시고 치우신 후 라는겁니다.
정말이지 난감하기 이를데 없더라구요.
그럴줄 알았으면 조금더 일찍 올것을..후회 했으나 소용 없는일이었지요.
따뜻한 거실 바닥에 엎드려 어머님과 이런저런 이야기 꽃을 피우다 퇴근하는 남편 불러 저녁 먹고 돌아왔답니다.
영재님.
저희 어머님이 지금 여기저기 몹시도 불편하신 몸이랍니다.
당뇨 합병증으로 관절염. 심장병, 고혈압, 변비, 위장병...등으로
밤엔 수면제 없이는 잠도 이루지 못하는 어머님이세요.
그런 어머님은 그저 자식에게 퍼주시기만 하려 하시니
저같은 불효막심한 며느리가 어디있겠어요.
기왕에 간김에 며 칠 시부모님 모시고 지내면서 집도 치워 드리려했건만
저희 어머니..어서 가라고 등을 떠미시네요.
당신 자식 아침 거르고 출근하면 안된다시며 말이지요.
끝도 없이 퍼주기만 하는 저희 어머님의 사랑..
과연 저도 나중에 그런 무조건적인 퍼주기 사랑을 할 수 있을까요..?
아마 저는 비슷하게 흉내도 못 낼 것 같아요.
고귀하신 저희 시부모님의 사랑에 어찌 보답해야할지.
그저 두분이 부디 100수 까지 장수하셔서 저희들이 효도하는 그날까지
오순도순 행복하시기만을 빌고 또 빌 뿐이랍니다.
"어머님 사랑합니다.
저는 다시 태어나도 어머님 며느리가 되고 싶어요.
그때는 철없는 며느리가 아닌 현숙한 며느리가 되어 온갖 솜씨로 어머님 모시는
귀한 삶을 살아보고 싶습니다.
어머님 아버님 부디 건강하시구요.
오래오래 저희들 곁에 계셔 주세요.
사랑합니다.."
어머님 다시 태어나도 며느리 삼아 주세요~^^*
신미화
2004.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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