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아삭한 김장김치.....
장명순
2004.11.24
조회 64
차가운 초겨울 바람이 마음까지 바쁘게 재촉하는듯 합니다. 그런 저의 마음을 편안하게 차분히 정리해주는 유가속이 있어 언제나 힘을 얻습니다.
안녕하세요. 영재님.. 반갑습니다.

어제 택배로 김치가 배달되어 왔습니다. 저희 아버지, 어머니께서 밤새 자식들 생각으로 정성스레 만들어 주신 김장 김치......
저희가 직접 담구어 먹을테니 수고스럽게 만들어서 보내지 마시라고 해도 저희가 맛있게 먹어주는것이 부모님께는 행복이라시며 해마다 이맘때면 어김없이 보내 주십니다.

박스를 뜯어보니 포기,알타리,꼬들빼기,깻잎김치에서 백김치까지 종류를 보고도 놀랐지만 이것을 밤새 쪼그려 앉아서 두분이 담그셨을 생각을 하니 마음 한켠이 찡해옵니다.
봉지를 뜯고 맨손으로 김치를 뚝뚝 뜯어 먹었습니다.
'음... 고향의 맛....어머니의 손맛....' 금방 그자리에서 밥한그릇 뚝딱해버렸지요.
어머니의 손맛이 느껴지는 김장김치를 먹고 있노라니 문뜩 옛생각이 나더라구요..

옛날 저희 집은 김장을 배추150포기 정도는 했던것으로 기억합니다. 대식구였던 저희 집은 김장을 할라치면 집안의 대대적인 작전으로 각자의 임무를 부여 받았었죠. 전 항상 배추 씻기 담당이였습니다. 그 추운날 배추를 씻을때면 고무장갑을 끼었어도 어찌나 손은 아리고 시렵던지요.
또 저희가 배추와 무등의 채소들과 씨름하고 있을때 아버지는 구슬땀을 흘리시며 김장김치 묻을 독 자리를 파고 계셨지요.

싱싱한 배추 속대에 빨갛게 버무린 양념을 얹어 밥도 없이 먹었던 그 맛이란...
밥도 없이 계속 주워 먹어서 속이 무척이나 아렷던 기억도 납니다.
또 어머니는 마지막 양념도 아깝다시며 김치를 버무린뒤 양념이 남아있던 빨간 고무다라이에 하얀 밥을 넣어 손으로 슥슥 비벼서 저희 4남매 입속으로 속속 넣어 주셨지요.
가끔은 그렇게 비벼먹었던 밥맛이 무척이나 그리워 질때가 있답니다.

모든 김장이 마무리 될때쯤이면 해는 어느덧 뉘엇뉘엇 넘어가고 어둠만이 어슴푸레 남아있었지요.
어머니는 김장독에 가득담긴 김치를 보며 올겨울도 반찬걱정은 없겠다고 한시름 놓인다고 뿌듯해 하셨습니다.

그리고 어머니는 식사때마다 김장독위에 쌓여있는 하얀눈을 맨손으로 쓸어내리고 아삭하게 잘익은 김치를 머리만 잘라서 상위에 올리셨지요. 하얀 쌀밥위에 시원하게 익은 김치를 얹어 먹을때 그 맛은 꿀맛이였습니다. 반찬은 김치 밖에 없었어도 저녁시간 밥상위에 빙 둘러 앉아 이야기 꽃을 피웠었던 저희 가족은 행복함으로 마음만은 늘 따뜻했답니다.

이젠 그때로 돌아갈수는 없지만....
그때의 그 땅속에서 맛있게 익었던 김장김치의 맛은 볼수없지만 늘 부모님께서 해주신 김장김치덕분에 그때의 향수를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양의 김장을 해도 젊은 사람들도 김장후에는 몸살을 앓는다는데 저희 부모님은 어디 편찮으신데는 없나 걱정됩니다.

부모님께서는 아픈데 없다고 걱정말라하시지만 이번주말에는 부모님께서 좋아하시는 고기와 과일을 사가지고 부모님을 찾아 뵈야 할것같습니다.
고향에 내려가서 부모님의 건강도 살피고 그때의 추억에 잠기며 다시 한번 웃음 꽃을 피워보렵니다.

해바라기의 (사랑으로) 신청합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시구요. 차가운 날씨에 감기 조심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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