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클리닉
김은아
2004.11.23
조회 41
가을의 문턱을 지나 어느덧 11월이 가고 있네요. 이번 주 중에는 아침기온이 더 떨어져 초겨울 날씨가 온다고 하고.. 털모자에 두터운 코트, 심지어 양털 부츠까지 신는 사람들도 쉽게 보이니까요.

이렇게 추운 날씨에 파리 잡기에 여념이 없다는 사람. 혹시 보셨어요? 믿기 어려우실지 모르지만.. 제가 그렇답니다.. 저는 매일 아침부터 점심때까지 커피 전문점에서 일하고 있는데요. 추석 전부터 일을 시작했으니까.. 벌써 3달이 다 되어 가네요. 날은 점점 추워지는데 이놈의 파리는 끄떡하지 않고 여전히 가게 안을 누비고 다닌답니다. 가게가 지저분한 것도 아닌데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요즘 흔한 테이크 아웃 가게라 항상 문을 열어놓고.. 근처에는 공원이 있어 이런저런 벌레가 많이 모인다고는 하는데.. 그래도 좀 심해야지요. 서당개 3년이면 풍어를 읊는다는데.. 일한지 3개월 만에 맨손으로 파리 잡는 경지에 이르렀어요.

이런저런 고민 끝에 저희 사장님은 어디서 주워들은 방법을 동원하기도 했어요. 위생장갑 아시죠? 비닐로 되어있는.. 그 장갑에 물을 채워 천장에 달아두면 파리가 모이지 않는데요. (사람 손 모양의 것이 천장에 매달려 있는 것이지요.)그래서 약간은 언발란스 한 위생장갑들을 주렁주렁 매달아 두웠지만.. 글쎄요.. 전보다 뜸해진 것 같기도 했지만..다시 여전해지던걸요.(혹시 이 방법 들어보셨어요? 저도 처음인데 어떤 사람들은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구요.)

추운 날씨에 굳건히 살아남은 놈들이라 그런지 매우 재빠르고 좀처럼 잡히지 않아요. 날씨가 더 추워지면 그놈들도 어디론가 떠날까요? 민첩하면서도 잡초같은 녀석들을 보면 연민이 들기도 하고요. 그들의 끈질긴 생명력을 본받아야 겠다는 생각도 들고.. 아무래도 그들과 너무 오랜 시간을 함께 했나 봐요. 오늘도 파리와의 전쟁 치르기로 하루가 후딱 가버렸네요. 기발한 파리 퇴치법 있으면 좀 알려주세요~ 네?!

신청곡은 찰리박의 ‘카사노바의 사랑’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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