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창곡
정명길
2004.12.07
조회 72
스무살이란 꽃다운 나이 철없는 나이에
저희 엄마는 결혼을 하셨습니다.
그 시대에나 가능했던 것처럼 부모님이 짝지어 주시는데로
혼전에 얼굴 한번 보지못했지만 결혼을 하셨습니다.
결혼후 가시같은 시부모님 모시며 논일 밭일 겨울이면 땔감 준비에 산속을 헤매는 고된 하루하루에 연속이었던 삶을 전 늘 옆에서 지켜보며 자랐습니다. 그런 힘겹교 지루한 농사일 하시면서
늘 애지중지 옆에 끼고 다니시는게 있었으니 그것은 다름아닌
라디오였습니다.
도시락 크기만한 라디오에 빨래비누만한 밧데리를 고무줄로
친친감아 뒤에 아가처럼 업고있던 그 라디오는 엄마에
그림자였습니다. 밭으로 논으로 산으로 늘 하루도 빠지지 않고
따라 다녔습니다. 특히 밭고랑에 잡초를 뽑을 때면
이쪽에서 저쪽 끝으로 나가선 야 시째야!!!!!!!!!라디오
들고 와라 잘 안들린다 !!!!!! 하고 고함을 치셨는데
전 그때마다 라디오를 들고 이쪽에서 저쪽으로 저쪽에서
이쪽으로 왔다갔다를 반복하며 엄마 옆에서 놀기를 좋아했엇
습니다[돌멩이를 틱틱 던지거나 "걸음아 나 살려라 " 하고 도망가는 개미나 작은 벌레들 하고?ㅎㅎㅎㅎ]
지금 생각해 보면 왜 안그러셨겠어요?
멍하니 김이나 매고 그러려면 얼마나 하루하루가
지루하셨겠어요.그러니 지루함을 달래며 손으로 일하시기엔
라디오 만큼 제격인 것이 없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지금도 변함없지만 라디오에성 우리들에 살아가는 이야기
꾸밈없는 소박한 우리들에 이야기가 주제였기에 더욱 그러했겠구요
노래는 다 좋아 하시지만 그야말로 애창곡은
불효자는 웁니다 갈대에 순정 나그네 설움
근래곡은 현철 사랑은 나비인가봐
조용필 허공 을 무척 좋아하십니다.
소처럼 일만하며 인내 하셨기에 오늘에 우리는
좀더 여유롭습니다...감사합니다 건강하게 오래 사세요.

댓글

()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