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는 겨울...
논과 밭,초가지붕,마을과 산과 들판이 온통 하얗게 눈이 덮힙니다.
밤새 쌓인 하얀 눈위로 아침햇살이 쏟아지면 말로 형용할 수없는 깨끗한 눈부심이 온 마음을 흥분케 합니다.
눈이 그치면 동네 아이들과 강아지들이 제 세상인양 정신없이
뛰어놀고 눈싸움에 눈사람만들기를 하며 맘껏 눈을 즐깁니다.
눈이 내린 다음날 동네 아이들은 약속이나 한듯 삼삼오오 짝을 만들어 동네 어귀에 모여듭니다.
각기 손에는 비장의 무기 하나씩 들고서 마치 전쟁터에 나가는 용사들마냥 범상치 않은 표정들로 겨울 사냥에 나갈 준비를 합니다.
참새와 토끼 꿩 사냥이 바로 그것입니다.
참새를 잡기위한 필수품은 새총이었습니다.
Y자모양의 나뭇가지에 노란 기저귀고무줄을 양쪽에 묶고 가운데 가죽을 대어서 만든 새총은 그 시절 누구나 가지고 있어야 할 필수품이었습니다.
그러나 새총만으론 참새를 잡기란 여간 힘이 드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새총보다 확실한 참새사냥은 깜깜한 밤에 참새둥지를 덮치는 일이었습니다.
손전등을 들고 초가지붕의 처마밑의 구멍에 손을 넣어 기습공격하면 초가지붕이 흔했던 그시절 하룻밤에 수십마리의 참새는 식은죽먹기였지요.
그렇게 잡은 참새는 털을 뽑아 내장을 제거한 후에 장작불에 소금을 뿌려 구워먹으면 그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또 다른 겨울사냥으로는 꿩 사냥이 있었습니다.
눈 덮힌 산에서 먹이를 구하지 못한 날 짐승들이 먹이를 구하려
마을로 내려오곤 했지요.
싸이나를 이용해 꿩 사냥을 했는데 흰콩에 조그만 구멍을 내어서 그곳에 싸이나(청산가리)를 넣고 촛농으로 구멍을 막아 꿩이 잘 다니는 길목이나 논과 밭둑에 뿌려 놓으면 꿩이 주워먹는데
먹은 꿩은 그 자리에서 죽어나 푸드득 날아도 얼마 못가 떨어져죽지요.
죽은 꿩은 내장을 제거 한 후에 무를 넣어 국을 끓여먹었습니다.
닭고기보다 쫄깃한맛이 지금도 침이 고이게 만듭니다.
참새나 꿩사냥이 정적인 겨울사냥이라면 토끼사냥은 동적인 사냥으로 아이들이 가장 신나하는 사냥이었습니다.
동네 청년들과 아이들이 모두 동원되다시피 했습니다.
몽둥이를 하나씩 손에 들고
청년들은 위에서 아이들은 아래쪽에서 "와 "하는 함성을 지르면
숨어있던 토끼들이 튀어나오고 눈밭에 발이 빠지고 우왕좌왕합니다.
뒷다리가 긴 토끼는 아래쪽으로 뛸 수 없기에 윗쪽으로 도망치다 몽둥이에 맞아 잡히기도 하고 미리 쳐 놓은 그물에 걸리기도 합니다.
그렇게 잡힌 토끼또한 맛있는 탕이 되고 어른들의 휼륭한 술 안주가 됩니다.
이리뛰고 저리뛰고 넘어지고 뒹굴고 온 몸과 옷이 흠뻑 젖어도
추운줄 모르고 아픈줄 몰랐습니다.
처마밑의 참새도 산과 들의 꿩과 토끼가 사라진지 오래고
그시절 함께 했던 친구들도 만나볼 수 없지만 그때 그 시절이 그리워집니다.
서유석의 가는 세월
박상규의 친구야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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