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한이 돌잔치! 벌써 6개월 전 일이네요. 36세에 첫 출산이었습니다.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죠? 육아 휴직 8개월 동안 키우던 아기를 멀리 사시는 시어머님께 맡기고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던 저는 아기에게 주말부모일 수밖에 없었습니다.(눈물 참으시길) 일주일에 한 번밖에 보지 못해도 아기는 빵긋빵긋. 역시 내 핏줄 맞더군요.
드디어 그 날, 돌잔치는 엄마 보러 온다하대요. 전날 예약 해두었던 미용실에서 머리 올리고 화장하는데 아티스트들이 어찌나 공을 들이던지 2시간은 족히 걸리더군요. 실눈을 뜨고 잠시 살펴본 제 모습은 점입가경! 기술의 힘이더군요. 미용실문을 나설 때는 좀 쑥스럽기도 하대요. 길 가다 누가 좀 오래 쳐다보면, “나 오늘 돌잔치 있다. 어쩔래?” 라며 쏘아붙일 심산이었으나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장소에 도착해서 손님들을 맞았습니다. 다들 예쁘다. 놀랍다. 어디서 했냐? 보통 때도 그렇게 하고 다니지 그랬냐? 칭찬인데 듣고 나서 생각하면 기분 묘하게 나쁜 독특한 칭찬 어법, 경험해 보셔서 아시죠? 마침내 그날의 주인공이 시부모님과 함께 나타났습니다.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유모차를 타고(?). 저는 반가워 한달음에 치맛자락 하늘거리며 달려가서 아기를 번쩍 들어 올렸습니다. 근데 그때부터 아기가 울기 시작했습니다. “준한아, 엄마야, 울지마.” 얼르고 달래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울어대더군요. 시나리오는 이게 아닌데... 결국 시댁 식구들이 아기를 거둬 가시며, 엄마의 달라진 모습에 놀란 것 같다고 하시대요. 한 20분쯤 지나 기저귀를 갈아주려고 화장실로 안고 가기를 시도했는데 아기는 무슨 납치라도 당하는 양 버둥대었고 할 수 없이 친정어머니께서 대신 갈아주시더니 아기 곁에 안 가는 게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보통 돌잔치에 가면 아기가 낯선 환경에 놀라 엄마를 떠나지 않기 때문에 멋진 의상에 포대기 패션을 한 경우도 있던데(이 패션은 누가 어떤 상황에 하더라도 안쓰러워 보이죠),저희는 효자 났습니다. 저는 순조로운 진행을 위해 그 애 눈에 안띄려고 애썼는데, 시간차 공격을 한답시고 한참 후에 다가가도 똑같은 태도를 보이는 통에 참 난감하대요. 처음 보는 소도둑 같은, 심지어 산적 같은 사람이 손을 내밀면 덥석 덥석 안기는 애가 유독 제게는 알러지 반응을 보여 그날 저 팔자 폈습니다. 아기는 계속 가족들의 품을 옮겨 다닐 때 멀찍이서 바라만 보는 외사랑의 심정이란...
손님들은 가시며 엄마 우아하게 있으라고 그랬다고 한 마디씩 하셨지만 저는 그날 밤 눈물 좀 뺐습니다. 주말부모의 자책감... 근데 남편이 저를 토닥이며 그러더군요. “당신 오늘 너무 심하게 이뻤나 봐. 좀 살살 이뻤으면 좋았을 걸” 위로 맞나요?
돌잔치 준비하시는 맘들, 정도껏 예쁘시길~~ 그날이 그리워 집니다. 그리고 여전히 떨어져 있는 준한이도~~.
신청합니다.: 가사가 그 날의 제 마음(?) 같아서요.
'그대 먼 곳에' (마음과 마음)
그대 마음은 아주 먼 곳에...
이동규
2004.12.10
조회 96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