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니의 애창곡 *
백남희
2004.12.15
조회 69
안녕하세요

어린시절 제가 살던 고향은 크고작은 개울이 많이 있었답니다.
아마 그때가 초등학교 5,6학년 즈음 되었을 거예요.
장마가 끝나갈 즈음이면 긴 장대와 분유깡통을 든 오빠들이
개울가로 몰려가고, 검정 고무신 꺽어신은 우리들은 오빠들
쫒아 달려가고 했는데.

한번은 마루에 길게 누워 낮잠을 즐기다가 소곤 거리는 소리에
대문밖을 보았어요.
친구들 서넛이 맨발에 찌그러진 누런 주전자 하나씩을 들고는
즐거운 소란을 부리는 겁니다.
친구들은 "우렁 잡으러 간다. 너도 갈래?"합니다.
당시 우리 엄마는 여자가 그런데 함부로 다니면 안된다며
보내주지 않았지만,
친구들의 즐거운 표정에 그만 허락 하시고 말았습니다.

나도 친구들에게 질세라 뚜껑없는 주전자 하나 들고는 개울가로
향 했지요.
개울에 발을 넣는 순간. 으~~차가워.
하지만 부드러운 개울흙속에 발을 묻고는 여기저기 손으로
훑기도 하고 수초에 묻힌 우렁이도 잡고.
또 파닥 거리며 지나가는 붕어도 손으로 채는등 우리들의
여름방학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재미였습니다

시간이 얼마쯤 지났을까
금새 어두워진 밤길을 친구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며 집을
향했습니다


어둑한 우리집 대문간에는 동생을 등에업은 엄마가 마중나와
계셨습니다.
속으론 내심 혼날까봐 가슴이 두근두근 했지만,
활짝 웃으시며 "어디 보자, 우렁이가 우리 딸 잡아간 줄 알았다.."
하시는 엄마의 말씀에 금새 미소가 번져 납니다.
우물곁에서 머리를 감겨 주시며 다시는 그런데 가지 말라던
우리엄마.
그러면서도 잡아온 우렁이를 버리지 않고는 새물을 갈아놓으
시던우리엄마.
그 어머님이 이제는 흰머리에 주름으로 가득하시네요
그때 누비던 개울는 조그마한 물길이 되었구요.
그때 주전자 옆에끼고 물장구 치던 어린 시절이 한없이
그립습니다
언제나 여자는 밤길 조심해야 한다면서 마중나오시곤 했는데
그럴때면 언제나 콧노래로 부르시곤 했던 노래가 생각나네요
노래 신청합니다
이미자 열아홉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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