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럴수가
김은아
2004.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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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곱창이라곤 먹어보지 못한 경기도 고양시의 김 모씨(여,25)가 어제 오후, 두 차례에 걸쳐 곱창과 대면했다. 점심 때 종로의 한 골목에서 먹은 곱창 선지 해장국과 저녁 때 경기도 구리시의 곱창 집에서 먹은 곱창 볶음이 바로 그것. 김씨는 평소에 왕성한 식욕을 자랑하던 터, 또래의 몇몇 여성들이 기피하는 그 음식을 먹음직스럽게 섭취, 소화했다. 여기서 잠깐. 당시 옆 자리에 있던 원 모씨(여,28)의 진술을 들어보자. “물 만난 고기 같았죠. 한번도 곱창을 먹어본 적이 없다기에 한 그릇만 주문했어요. 더군다나 식전에 떡볶이와 오뎅을 먹었거든요. 그 정도로 짧은 시간에 헤치울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렇게 점심을 해결한 김씨와 원씨는 또 다른 일행을 만나기 위해 청량리를 거쳐 경기도 구리시로 자리를 옮겼다. 그 때 합류한 이 모씨(여,30)는 저녁 식사를 제안하였다. 현재 구리시 한 내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씨는 주변 식당 정보를 잘 파악하고 있는 점을 이용, 김씨와 원씨에게 세 가지 메뉴를 제안하였다. 삽결살과 소주, 감자탕, 곱창볶음이 그것. 바로 그 때, 한 치의 공백없이 울려 퍼지는 음성, 김씨의 육성이었다. “곱.창.볶.음!!” 망설임없는 빠른 답변에 원씨와 이씨는 잠시 당황했지만, 확고한 김씨의 모습에 바로 1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한 곱창 집으로 갔다.


온갖 야채와 양념이 섞인 곱창볶음이 나왔다. 럭셔리한 그 자태에 모두들 입을 벌리고.. 유독 김씨는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푸짐한 음식과 함께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다.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는 일설에도 불구. 김씨는 침묵을 일관, 먹는 일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러던 김씨가 갑자기 파랗게 얼굴이 질렸다. 놀란 원씨와 이씨, 이유를 묻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는 김씨. 그저 아랫입술을 들추어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순간 이씨와 원씨는 자신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매끄러워 할 입술 피부가 울퉁불퉁 하얀 빛을 띄는 것이 마치 곱창과도 같았다. “데인 자국이었어요. 젓가락이 철판 끝에 닿은 줄도 모르고 달궈진 젓가락을 입 속으로 넣은 거죠.” “순간 하늘이 노래졌어요. ‘지지직’하고 고기 굽는 소리까지 났으니까요. 그치만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더군요. 그 짧은 순간 만감이 교차했어요.” 하루가 지난 오늘 18일까지 김씨는 별도의 치료 없이 자택에서 요양중이다. 상처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세상에 이럴수가’-김은아 기자


신청곡은 ‘찰리박’ ‘카사노바사랑’입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백석동 흰돌마을 4단지 주공아파트 409-307 우;411-724 김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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