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구 치사해라....
이영숙
2004.12.22
조회 66
이런 저런 일로 속 끓이고 맘 고생을 좀 했드니
아침에 자고 일어나니 입술이 나팔처럼 부어올라 있었다.
거울을 쳐다보니 몰골이 말이 아니고 내가 봐도 한심할 지경
안그래도 이쁘지도 않는입이 저팔계가 사돈하자 할정도라
약이라도 사바르고 시장이나 댕겨올려고 지갑을 챙겼는데...
어라...돈이 별로 없다.
그래서 무의식중에 궁시런거린말.
'아이구 돈 땜시 미치겠네. 추운데 아이들 잠바라도 사줘야하는데 어쩌지 하고..."
근데 요새 돈말만 나오면 신경이 무지 예민해있는 울신랑.
'며칠전에 돈준거 벌써 다 썼나?"
"며칠전에? 며칠전에 당신이 나한테 언제 돈 줬는데?"
아무리 머리 굴려봐도 며칠전에 당신한테 땡전한푼 받은 기억이 없는데 혹시 다른데 갖다주고 나한테 준걸로 착각하는거 아닐까
생각해보지만 몇날동안에 착각할만큼 돈을 벌기나 했남?
'잘 생각해봐. 당신 돈만 주면 쓰기 바쁘니...'
(속으로)아니 시방 저 웬수가 뭔 소릴 하는거여?
돈만 주면 쓰기 바쁘다니...
쓸만한데 썼지 내가 뭔 낭비를 한다고 그러다구 남들과 같이 옷을 사입나 나 참 어이가 없네...
우쨌기나 줬다는돈 찾는다고 안그래도
정신없는 녀자 이리 저리 머리 굴리고 굴려도
며칠전의 돈은 내 사전에 없었다.
결국 따지고 거슬러 올라가니 보름전에 준돈이였다.
10일전을 며칠전이라니...
그동안에 심봉사가 눈을뜨도 몇번은 떴겠구만.
부부가 싸우는데 젤 치사스러운게 돈가지고
싸우는거지만 이상하게 쌈 할때보면 꼭 돈이 개입되어있다.
남편이 돈을 잘 벌든 시절엔 돈을 얼마를 쓰든 전혀 간섭도
않는 사람이 요즈음들어 돈을 션찮게 벌어서 인지 점점사람이
자꾸 쪼잖하게 되는지 돈에 간섭을 하는거다.
자신은 아니라고 하지만 아니긴 뭐 아니라.
누구말마따나 척보면 안다.
그래서 돈땜시 한바탕 했다.
웬만하면 자존심 생각해서 넘어가는데
오늘은 몸도 아픈데다 이것 저것 성질머리나서
조목 조목 따지며 들었드니 휭하니 나가면서 하는말.
'내가 너한테 이리 무시 당하며 살아야겠어?"
치칫~ 지가 안살면 우짤낀데<----당연히 속으로만...
잘 나가다가 내가 조금 소리만 높이면
이 웬수 요샌 삐쭉이 고기를 묵었는지
꼭 요렇게 억보소릴 하며 사람속을 디벼놓는다.
자격지심인줄 안다.
연말이라 수금도 제대로 안되니 속도 상할꺼고 ...
에이 돈이뭔지 개도 안먹는 돈 돈 돈 돈
난 뭐 천날 만날 코메디안처럼 낄길 거리란 법있나.
가만히 있으니 가마때긴줄 아나...
어릴때 하든 온갖 욕이 다 나오는데
왜 이리 서러운 눈물이 나올까?
근데...
거울을 쳐다보니 아이구 입은 저팔게에 머리는 귀신같고
찡거려붙인 얼굴 보도 몬하겠다.
띵동~
집안에 울려 퍼지는 벨소리.
저웬수(울신랑) 십리도 몬가서 발병나 돌아왔구나.
그려...지가 간크게 가믄 어딜 간다고...
얼른 거울 함 쳐다보고 확인도 않고 문을 열었드니
에구 10리도 못가 발병난 웬수(울신랑)이 아니라
등기왔는데요 하며 우체국 직원이였다
아쿠 무안해라.
울 웬수는 한 100리쯤 가다가 돌아올 모양이다.
그래봐야 지만 춥고 배고프겠지만
그래도 맘 한구석은 빨리 돌아오길 기다리니...
아무리 지지구 볶구 해도 항상 내곁에 있는 신랑이 최고지요
부부는 미워도 이렇게 정때문에 사는가 봅니다.
오늘도 추운데 고생하는 울웬수(이쁜신랑)을 위해
따뜻하게 된장찌게라도 보글보글 끊여놓고 기다려야겠습니다.
뜌아모아/ 약속
강산에/넌할수있어
조용필/내이름은 구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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