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다 친구야!
송시현
2004.12.27
조회 51


고등학교 3학년 물리 시간 때의 일이 생각난다.
그 시간만 되면 초롱초롱 하던 눈이 무거워지고
대부분의 친구들은 눈을 감고 보내기 일쑤였다.
물리 선생님은 참 멋진 분이셨다.
훤칠한 키에 잘 생기 얼굴, 목소리는 조용조용...
그나마 멋진 선생님을 바라보는 즐거움에 졸음을 조금은 이길 수 있었다.
어느 날 물리시간에 내 짝이 나에게 기발한 제안을 해 왔다.
"우리 한가지 약속하나 만들래?"
"무슨 약속?"
친구는 예쁜 편지지 한 장을 꺼내더니 연습장에다 약속 초안 내용을
써주며 편지지를 둘로 나누어 똑 같이 쓰라는 것이다.
그 내용은 '지금부터 10년 뒤 학교 교정에서 오전12시 만나자'는 내용이었다.
친구의 이름, 내 이름, 지겨운 물리시간, 물리선생님 성함도 적었다.

우리는 손도장도 찍고 싸인도 하여 한 장씩 나누어 가졌다.
고3 생활은 금방 지나갔고 우리는 졸업을 하였다.
제각기 갈 길을 가고 서로 소식도 모른 채
나는 10년이란 긴 시간동안 그 약속 문서를 수첩에 끼워놓고
가끔씩 꺼내보며 그 시간을 회상하곤 했다.

정말 약속날인 1990년 가을 날,
그 날 따라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우리 아이가 몹시 아팠다.

남편은 아픈 아이를 바라보며 약속 장소에 나가지 말라고 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연락도 못하고, 그곳에 못 가게 되었다.
후에 들으니 그 친구는 그 날 약속장소에 와서 기다렸다는 것이다.
얼마나 미안한지...

나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죄인으로 지금까지 내 가슴에 담고 산다.
너무도 미안한 마음에 아직도 변명도 못한 채로...
우리가 약속했던 그것만큼은 다시 돌이킬 수 없는 것이기에
내 마음에는 지금도 하나의 큰 구멍으로 남아있다.
어느덧 우리가 약속했던 그 날이 또 지나갔고 새로운 한해가 펼쳐졌다
10년이나 내 마음속에서 꿈틀거렸던 약속이었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말없이 지난날이 벌써 10년을 훨씬 넘었다.
언젠가는 그 친구를 꼭 만나 변명이라도 해야겠다.
아닌 변명보다 지금은 무척 보고싶어 지네요



피노키오-------------사랑과 우정사이
이범학----------------이별 아닌 이별
이승철-----------------긴하루
뜌아의모아-------------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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