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유언
김진영
2005.01.04
조회 41
어머니는 방광암으로 대학 병원에 입원하여서 장기 투병 중에 있었다.
처음 발병할 당시에는 소변에서 피가 석여서 나오니까 신장염을 의심한 의사들이 혈액 투석과 염증치료제를 투여하였다.
어머니는 그래도 기력이 있으니까 기도하면 낳겠지 하면서 시간 나는 대로 서역을 잃고 기도 생활을 하셨다.
물론 전과같이 새벽마다 앉은 자리에서 새벽 재단을 쌓지는 못하였지만 기도생활은 꾸준히 하셨다.
그리고 병이 완쾌되기를 하나님께 기도 하였다.
그러나 병은 차도가 없이 자꾸 기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이를 수상하게 여겨서 다시 종합적인 검진을 받은 결과 방광암으로 최종판정이 되었다.
하지만 암 덩어리는 이미 방광을 넘어서서 전신으로 전이 되고 있었다.
그래서 항암제를 투여하여도 손상된 내장에서 약물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온몸도 붓고 있었다.
그래도 정신이 있을 때는 병상에서 성경 읽고 기도를 하였다.
가끔씩 찾아오는 통증을 참지 못하고 자리에 누워서 지내기도 하고, 통증을 제거하려고 각종 처방 받아서 거의 무의식 속에서 지내는 지경에 이르니 성경을 읽지 못하시고 자리에 누워 지냈다.

원래 어머니가 교회생활을 하신 것이 아니다.
사업에 실패한 후에 절에 다니던 것을 바꾸어서 아버지와 함께 교회를 나가셨다.
연세가 50살이 넘어서 늦게 출석한 교회에서는 신실하게 신앙생활을 하였으며, 늘 새벽에는 새벽기도회에 참석하였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새벽에 교회로 갈 수가 없어서 집에서 하나님께 기도하는 새벽재단을 쌓았다.
그 기도 소리는 절에서 염불 하듯이 [무슨 대중 몇 째 자손 누구는 어떻게 되게 하시고, 또 누구는 독수리같이 힘을 내고 살게 하시고, 또 누구는 눈동자 같이 지켜 달라고] 불교식과 기독교식을 짬뽕하여서 기도를 하면 옆에서 잠결에 그 기도 소리를 듣고 우리들은 낄낄 웃고는 하였다.

어머니가 편찮으신 후로는 그나마 그 기도를 듣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다.
좁은 병실에는 6명의 환자가 침대에 누워있고 가족들이 간병 차 간이침대에서 누워서 지내는 것이 병실의 모습인지라 누구라도 꺼릴 것 없었다.

병실이 비뇨기 계통이기에 시장이 나쁘거나 방광에 이상이 생겨서 입원한 환자들이기에
오줌이 안나오거나, 신장으로 구멍 낸 호스로 오줌을 받아 내는 일들이 수시로 발생하고
간호하는 가족들도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경우가 많았다.

낮에는 직장에 가고 밤에는 간호하는 일이 반복되는 와중에서 피곤하지만 환자가 회복하면 얼마나 좋을까만 하나님은 어머니를 천국으로 데리고 가실 생각인지 2차례의 항암제 투여 후 급격히 의식이 없어져 갔다.

병실 안에서 환자 한사람이 같은 병으로 목숨을 잃고 얼마 후에, 어머니가 의식을 조금 회복하더니
“나 저기 7병동에 갈 거다”
거기는 장례 식장이었다.
“가서 뭐하시게요”
“사람들이 나를 빨리 오래네”
“원 어머니도 빨리 나셔야지요”
“틀렸다”
이제는 돌아가시겠구나하는 마음이 들어서
“어머니 혹시라도 저에게 하실 말씀은 없어요?”
“그래 너희들을 위해서 항상 기도해왔으니까, 그렇지 우리교회에 점심 한번 내다고, 늘 남이 내는 것을 얻어만 먹어서 미안하더구나”
“예 어머니”
어머니가 다니시는 교회는 교인 300여명의 교회인 데 그 절반 정도가 일요일 날 예배가 끝나면 지하식당으로 내려가서 식사를 하고 간다.
여기에 드는 식비는 돈이 좀 있는 교인이나 집안에 경조 행사가 있는 사람들이 내는 돈으로 식당 운영을 하는 것이다.
일단 식비가 확보 되면 음식을 요리하는 것은 교인들의 자원봉사로 이루어진다.

그해 크리스마스 이브날 교회 청년들이 새벽 송을 돌면서 병원의 양해아래 어머니의 병상에도 찾아온 청년성가대가 찬송으로 축하를 해드리는 순간 지금까지 눈을 감고 무의식 속에서도 잠시 눈을 뜨고 웃음으로 맞이하고는 이튼날 하나님께로 돌아가셨다.
겨울이지만 포근한 햇볕이 내리는 날 장례를 지내고 다음 주에 교회를 찾아가서 교인들에게 식비를 전달하고 어머니의 이름으로 준비한 음식을 대할 때 다시 한번 어머님이 그 자리에
돌아오신 것을 느끼고 있었다.

어머니 고 박선애 권사님께 이 글을 드립니다

신청곡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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