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하얀눈이 소복소복 쌓인 밤입니다.
이런겨울밤이면 어린시절 어머니와 아버지는 호롱불밑에서 눈처럼 하얀 무우속살을 스댕수저로 박박긁어 제 궁금한 입에 넣어주시곤 하셨지요
문득 지난유년의 기억속으로 들어가 아버지의 노래를 기억하고싶어집니다.
저희 아버지께서는 참 노래를 잘부르셨습니다.
민요 트롯 다 잘부르셨던 우리아버지는 일명 우리동네 명가수였지요
설날이나 추석날에 동네 방천둑밑에 천막을 치고 양은냄비나 양은 주전자 그리고 솥단지등을 상품으로 걸어놓고 콩콜대회를 할때면 그중에서 가장 큰 상품이 터억하니 아버지 품에 들려 집으로 들어오곤했지요
항상 가난을 어깨에 등짐지듯 살아오셨던 아버지는 힘든 노동을 하시면서도 모를 심을때도 남으집 허드랫일을 하실때도 소를 끌고 논밭을 갈때도 이마에 땀을 닦으시며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셨지요
그러면 밭을 갈던 소도 신이난건지 아버지의 훠이 훠이 하시는 구령에 맞추어 딱딱한 흙을 뒤집어 놓기시작했습니다.
일을 마치고 힘든 일을 하시며 새참으로 마신 몇잔의 술에 지친몸을 끌고 집으로 돌아오실때면 동네어귀에서부터 아버지의 찬가가 밤하늘을 울려퍼졌습니다.
비이너스 동산을 얼싸안고쏘곤대는 별그림자....
불러라 쌘프란시스코야.....
다 기억하지못하지만 대충 아버지의 입에서 흘러나오던 노랫가락은 어린제가 이해하기는 좀 어려운 단어들이었던걸 기억합니다.
때로는 슬프기도했고
때로는 동네사람들이 뭐라고 수근댈까봐 창피하기도 했던 아버지의 노랫소리가 울려퍼질때면 어머니는 부산하게 저녁상을 준비하시곤하셨습니다.
그리고 늘 그러셨지요
아고...너그아버지..또 술타령인갑다.
무신 놈의 노래못부르다 죽은 귀신이 씌였간지 밤낮없이 저렇게 노래를 동네가 떠내려 가게 불러싼다냐
.....
어머니의 궁시렁 거리시는 소리가 잠잠해질쯤 사립문을 열고 들어오시는 아버지의 손에는 간혹가다 납작해진 보름달빵이 들려있었습니다.
저는 먹어도 먹어도 더먹고싶어지는 그 보름달 빵을 가지고 오시는 아버지가 좋았지만 노래는 부르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도 해보았지요.
그러나 아버지는 언제나 동네 에서 소문난 가수로 불리우면서
허기지고 힘든 가난한 삶을 노래로 기우시며 사셨습니다.
그러나
어머니가 중풍으로 투병을 시작하시면서 아버지는 동네 노래자랑도 나가지 않으셨고 노래대신 고함을 치시며 집으로 돌아오시곤하셨습니다.
저녁별을 소복하게 이고 들어오신 아버지의 검게 그을린 얼굴에는 언제나 수심이 가득했고 어쩔땐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시다 대성통곡을 하시며 잠이 들곤하셨습니다.
저는 그런아버지의 모습을 지켜보고 어머니를 간호해 드리면서
차라리 예전처럼 삶의 시름을 듣기좋은 노래로 기우고 사셨음하는 바램을 가지기도했습니다
결혼후에도 친정집을 찾아갔지만 찬바람만 옹상거리는 집안에서는 더이상 아버지의 찬가가 울리지않았습니ㅏㄷ.
그저 힘든 세상을 긴긴 담배연기끝에 달아 날려보내시며 하늘만 멀뚱히 바라보시다 잠이들곤하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건만
다시들을수없는 아버지의 노래처럼 아버지의 모습도 얼어붙은 밤별속에서 숨어 보이지않습니다
요즘 날씨가 추워지니 더욱 그리운 부모님
이그리움을 노래로 위로받고 싶어 아버지의 노래를 신청해봅니다
목청좋기 소문난 멋쟁이 농군이셨던 우리아버지가 부르시던 노래가 참많았지만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노래 쌘프란시스코를 신청해올려봅니다.
아버지의 노래를 들으면서 부모님을 생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버지의노래
임순화
2005.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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