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사랑하는 노래@@
신동숙
2005.01.13
조회 60
어머니는 딸인 제가 봐도 정말 내성적인 분이십니다.
아침을 드실 적에도 상 밑으로 밥그릇을 내려놓고
"얼른 묵거래이...많이 묵어라.."
하시며
그저 잔잔한 웃음만 내보이시며 조용히 밥을 드시고 얼른 일어나서 부엌으로 달려가 누룽지를 긁어오시면서도 아무런 말씀 없이 그렇게 놓고 나가시던 우리 어머니셨습니다.

초등학교에서 운동회가 있어 부모님이 오시는 날에도 어머니는 그저 운동장 구석 한 쪽에 오도마니 서 계신채 저를 찾느라 두리번 두리번 거리시면서도 목청을 돋구어 불러내신 적이 없으셨습니다.
저는 어머니가 어렸을 적 아마도 목을 다쳐서 저렇게 큰 소리를 못내시는가 보다 라고짐작을 하고 어머니께 여쭌 적도 있을 만큼 어머니는 큰소리와 거리가 멀었던 분이십니다.

그런데..어느 날

학교를 일찍 파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늘상 보이던 어머니아 안계시는게 아닙니까?
이상하다? 어딜 가셨을까?

저는 두리번 거리면서 이쪽 저쪽을 살피다가 그만 웃음을 참느라 혼날 뻔했습니다.

바로 어머니가 뒤안 꽃 밭 앞에서
막대기를 들구선 정말 흐드러지게 노래를 부르고 계셨는데..

감히 엄마 저왔어요 라고 부를만큼의 용기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엄마는

<초우>
를 부르고 계셨답니다.

근데

평소에 제가 알던 엄마의 모습이 아닌
완전히 다른 진짜 거의 노래에 빠져서 그 속에서 한없이 행복해 하는 그런 모습이 아닙니까?

저는
<흐느끼이네...>
라는 가삿말로 끝날 때까지 그대로 장승처럼 선 채 어머니의 노래를 듣고 있었습니다.

그 뒤로 저는 가끔씩 흐느끼듯 흘러나오는 어머니의 노래
바로 초우를 혼자서 몰래 몰래 감상을 했으며

어머니는 지금도 제가
몸과 고개를 잔뜩 수그리고
그 뒤안 꽃밭에서 노래를 부르시던 그 엄마의 모습을 지켜보느라 숨도 제대로 못 쉰채 들었던 것을 모르고계신답니다.

정말 다르게 보였던 어머니의 노래부르던 모습
초우와 함께 다시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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