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꼬막손으로....
송시현
2005.01.12
조회 66
어렴풋이 해가 서산너머에 걸리면
토방위 기둥에 메달아 놓은 바구니를 내려
보리 한줌 꺼내놓고.
음푹 들어간 항아리엔 쌀이 바닥에 깔려 있고
바가지로 퍼내어 꼬막손으로 보리와 쌀을 씻은다음
솥 단지에 밥물을 올리고 곤로 심지에 불을 붙치곤.
불 조절을 잘 해야 밥이 잘 지어지듯
심지에 타들어가는 불빛을 보며 왜 그리 신기하던지
그 누가 시키지 않아도 산밭에서 일하고 돌아오면
기뻐할 엄마를 생각해 밥을 지어놓곤 했던 나.
내 엄마의 냄새는 온통 땀에 찌든 냄새요.
손과 발은 진흙에 물들어 늘 손톱밑이 얼룩져 있었건만
엄마의 품은 얼마나 포근하고 따뜻했던지...
그 끈적임이 좋아
햇빚에 그을린 엄마의 환하게 웃는 모습이 좋아
마음이 뿌듯했지요.
늘 부족하게 살아선지 새롭고 좋은 것들은
어색해 하는 날 볼때마다 환경이 중요 하다는걸
느끼니 말입니다.
내 아이들이 부족함 없이 자라는 모습을 보며
´ 너희들은 참 좋은 세상에 태어났구나.´
하며 내 어릴적 얘기를 가끔은 들려 줍니다.
논뚜렁밭뚜렁---다락방
장욱조---고목나무
산울림----창문 넘어 어렴풋이 옛 생각이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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