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대꾸와 의사표시
이영숙
2005.01.25
조회 58
초등하교 4학년 과정을 마치고 시작된 겨울 방학이라서 요즘 아들이 제 세상 만난 듯이 매일 공차기를 하면서 참으로 신나게 놀고 있을 때이다.
나는 이놈의 나라는 무슨 놈의 겨울 방학을 2달이나 길게 주면서 숙제좀 많이 내주지 하고 속으로 투덜대고 있었다.
그런 요몇일 날이다. 여늬 날처럼 그날도 일찍 일어나 아침 7시부터 집에서 20-30m 쯤 떨어진 동네 축구장에서 공차기를 하고 있다가 아침 밥 먹으러 오라고 누나가 축구장으로 나가서 두서너 번을 부른 후에야 겨우 달려와서 대강 땀을 훔치고 밥상머리에 앉아 하루를 시작하던 그런 날이다.
" 야! 호! 너는 누나가 부르러 가기 전에 먼저 와서 미리 식탁에 앉아 기다리면 좀 좋아. 맨날 두 번 세 번 누나랑 동생이랑 교대로 너 모시러 가야 되니...응. "
" 누가 부르러 오라고 했나. 엄마가 아침 식사시간을 제대로 지켜봐. 그러면 나도 시간을 맞출 수 있지. "
" 호 ! 너! 말대꾸는 ..... "
"엄마! 말대꾸가 아니야 . 나는 "
"시끄려! 그래도 또박또박 엄마한테 말대꾸할 테야? "
" 엄마 ! 이건 내 의사표신데 .... 학교에서 선생님이 자기 의사를 확실하게 표시해야 한다고 가르쳐 주던데..."
" 이 녀석 보게 뭐 의사표시? 아이구 .... "
결국 자제심을 잃고 부아가 돋은 나는 회초리로 아들의 종아리를 몇 차례나 때리면서
" 너, 엄마한테 말대꾸하는 것 나쁜 일이라는 것 알아 몰라 "
하고 닥달을 하다가 제 서러움에 그만 내가 먼저 울고 말았다.
" 엄마 내가 잘 못했어. 내가 잘 못했어. 용서해 줘 ."
매를 맞으면서도 뻣뻣이 서서 잘못했다고 빌지 않던 아들이 내 무릎에 엎어져 울면서 용서를 빈 것은 내 울음을 보고 난 뒤였다.
하기야 아들이 자기 아버지를 이름으로 불러대는 나라에서 살면서 어린 사람이 웃어른에게
" 예. 알았습니다. "
하고 무조건 순종하는 것을 미덕으로 배운 엄마세대가 현지화 된 의식을 바탕으로 한 교육을 받으며 자라고 있는 아들에게 무엇이 말대꾸이고 어떤 것이 의사표시인지 어떻게 구별하여 가르쳐 줄 수 있는가?
그날 그일 후에 아들은 내 눈물 앞에 몹시 약해져서 엄마를 울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무조건적인 의식을 키우면서
지금도 나하고 의견이 다른 얘기를 하다가는
" 또 엄마 울거야 ? 알았어." 하고 제 의사를 접어버린다.
추가열------지켜보면서
김종서------대답없는너
자전거탄풍경----그렇게 널 사랑해
하은--------아프고 화나고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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