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인생 최고의 상사
김선주
2018.11.18
조회 124
중학교때 아빠가 돌아가시고 어려운 가정형편에 상고로 진학해서 19살 여름방학때 취업을했습니다. 시골마을 농협마트였는데요. 친구들보기 부끄러웠지만 가릴형편이 아니기에 시키는일을 잘해보려 노력했었습니다. 깡마른체형에 힘도없어서 깡으로 버틴기억이 나네요.
그때 만난 과장님이 처음엔 못마땅해 하셨지만 어느날부턴가 살찌라고 이것저것 사주시기도하고 어린여자아이를 향한 남직원들의 짖궂은 장난도 막아주시는것이 눈에보이기시작했습니다.
취업은했지만 대학진학의 꿈도 있었기에 수능을보던 그날.
엄마도 바빠서 제대로 챙겨주지못하셨는데, 이른아침 집으로 과장님께서 찾아오셨습니다. 간식거리와 목도리 핫팩등을 챙겨주시고 시험장까지 태워다주셨어요.
너무감동이었습니다.
20살이되고 첫 회식을하던날 술을 한잔 마신 과장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넌 기억안나겠지만 너 유치원도 가기전 꼬꼬마였을때 살던집에서 같이 살았었다고. 옆방에서 살면서 고등학교 다니셨다고 하십니다. 처음엔 닮은듯하다 생각했는데 어느날 찾아오신 엄마얼굴보고 확신하셨데요. 그때 제가 심심할땐 자기방으로 찾아와 말을걸고는 세상해맑게 웃어주었다고합니다.참귀여웠다고 하셨어요. 그런 그 꼬마가 위축되어있는 모습이 너무안쓰러웠데요.
그때서야 알았습니다. 꼬마였을때처럼 웃게해주려고 그동안 가르쳐주시고 감싸안아주셨다는걸요. 처음부터 말했다면 더 신경쓰거나 너무 기대기만할까봐 지켜보셨다고합니다. 가르쳐준데로 잘배우고 많이 밝은사람이 되어줘서 고맙다고, 앞으로도 같이 잘해보자고 하셨습니다.
그분 덕분에 저는 3년을 일해서 등록금을 모아 24살에 가고싶던 학교도 갈 수있었습니다. 학교다니고 다시 직장다니고 하다보니 연락이 끊겨 늘 그분의 안부가 궁금했습니다. 꼬꼬마였던 시절의 나를만나 성인이 되어 함께 일하게된것이 참 재미있는 인연이라고 하셨던 나의 과장님 참 그립네요.
김장훈의 세상이그대를 속일지라도 신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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