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잡이 어머니
이영숙
2005.01.26
조회 47


왼손잡이 어머니/전정아 詩





왼손잡이 어머니가 땡볕에서 김을 매신다

어머니를 노려보듯 잔뜩 쪼개 놓은 빛줄기로

연하디 연한 피부를 시커멓게 그을려 놓는 햇빛

어머니는 해보다 강하다

땡볕 아래서 냉수를 들이킨다거나

부채질을 하지 않는다

햇볕은 어머니보다 먼저 지쳐

빨갛게 타들어가는 속내를 들키고

스스로 서녘 하늘을 태우면서 사라진다



꽃같이 곱던 어머니의 흑백사진을 펼쳐본다

길게 땋아 내린 갈래머리를 하고

달맞이꽃처럼 환하게 웃고 있는 소녀

이미 먼 옛적 길을 거닐었던 소녀였을 뿐

사진은 현실의 작은 위로가 되거나 상처가 된다



어머니는 내게 반듯한 오른손잡이로

살라고 하신다

습관처럼, 당신을 닮지 말라고 하신다



그러나 어머니는 내 속을 모른다

내게 어머니는 갈래머리 소녀보다도 더 고운

내 몸을 낳아주고 해를 이겨내시던

거인 같은 양손잡이 재주꾼으로 남아 계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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