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의 애창곡
이명식
2005.02.22
조회 57
어머니의 노래

꽃다운 19살
가난한 동갑나기 아버지와 중매로 결혼해
졸지에 팔자에도 없던 여자농군이 되어
논으로 밭으로
오로지 농사일이 전부셨던 우리엄마
그도 그럴것이
대가족에다 삼촌부터 학생들이 줄줄이
돈 들어갈곳은 넘쳐나는데
뚜렷한 소득원이 없이 농사뿐이었으니.........

건장한 남자들도 힘들다는 농사를
요즘처럼 기계화가 된것도 아니고
어린 자식들 배곯지 않게 하려고
살기위한 몸부림은
아지랑이처럼 어지러운
배고픈 보릿고개를 가물가물 넘기고
한여름 그 따가운 햇살에 얼굴은
그을리다 못해 허물이 벗겨지고
높다른 가을 하늘만큼이나 컷던
결실의 바램들은
알곡은 방앗간에서
밀린 외상값에, 삼촌고모 월사금에
나가느라 허탈했지만
문풍지 윙윙 울어대는 한겨울밤엔
꽁꽁언 개울가 얼음깨고 빨아와 말린
뚫어진 양말 깁느라
길고긴 겨울밤을 하얗게 새우셨던 엄마

기쁠때나
슬플때나 오로지 당신혼자 흥얼거리시던
유일한 18번 노래
그 노래를 하도 많이 들어서
나는 따로 배우지 않아도 자동으로
그 노래를 배울수 있었다.

검게 그을렸지만 아름다웠던 여자농군 엄마는
어느새
칠순을 넘기시고 가끔씩 불러주시는
변함없는 18번 노래는
어렸을적 들었던 것 처럼 구슬프게 들리지
않은 것을 보면
엄마의 힘든 세월따라 나도 변해가나 보다

우리 엄마의 18번
그 노래를
아주 오래토록 듣고 싶어진다

엄마 오래오래 사세요.

지금도 속썪이는 못난 큰아들 드림

이난영/목포에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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