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5학년 가을운동회
김미숙
2007.09.28
조회 69
국민학교 5학년 가을 운동회..........

가을운동회는 국민학교의 가장 중요한 행사였습니다.
한달전부터 수업이 끝나면 한 두시간 정도 꼬박 연습을 해야했는데
그때는 그 일이 얼마나 신나는 일이었는지 누구도 몰랐을 겁니다.
춤과 노래를 좋아했던 저로선 일년이 너무도 길었습니다.

고전무용부터 현대무용까지 세작품 정도는 해야 대운동회라고 말할 수 있는 시대였나 봅니다.

연습 5일째 되던날 열심히 하던중 운동장에 있던 유리조각에 발바닥 한가운데를 찔리고 말았습니다. 응급조치 후 아버지 등에 업혀 집으로 가야했는데 걱정하는 아버지의 한탄은 내몰라라 하고 아픔은 뒷전이었을테지요.

무용연습 열심히 해야하는데......
한달 후 전교생과 학부모 앞에서 무대위의 춤추는 내 모습을 상상해보라.
고전음악 소리는 자꾸만 귓가에 맴돌고......

운동회 전날까지 아버지 등이 내 발이 되어 주었고, 친구들의 연습장면을 가슴에 담아두었습니다.
드디어 운동회 날......

가슴은 쿵쾅쿵쾅 교내 음악 소리는 내 마음을 더욱 흥분시켰고 기다리던 고전무용 무대가 시작되었습니다. 안 아픈척 땡깡을 부려 그들 대열에 합류하고 나니 그동안의 서러움도 강물에 씻겨내려가고 띵띠디 띵띠~~♬ 가야금장단에 맞춰 봄눈 녹아내리듯 왼손들어 오른손 들어 몸을 좌우로 흔들고 돌고......
이 스릴, 무대위에 안 서 본 사람은 절대로 모를 황홀경에 빠진것도 잠시......

그 다음은.......

좌로갈 때 우로가는 나, 앞으로 가야하는데 뒤로 가는 나, 앉을 때 일어서고 일어서야 할 때
앉고, 아~~~~~~
민망스러움..... 누가 나를 알아보면 어쩌지? 왜이렇게 끝나지 않는거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어서 끝나라 끝나라. 이러다 나 쓰러지면 죽을 것 같아. 닭똥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습니다. 지금 내가 가는 곳이 어디인지 이리저리 쏠려다니며 갈래갈래 찢어지는 심장소리
실신하기 직전 음악소리 멈추고 하나 둘씩 제자리로 돌아가는 모습들이 보였습니다.

바보처럼 그자리에서 발을 뗄수가 없을 정도로 상처난 발바닥 통증이 옴을 알았고, 더이상 아파서 움직일 수가 없다고 생각할무렵 어디서 많이 보던 반가운 얼굴이 아른거렸습니다.
'엄마....' 많이 참고 있던 눈물이 주르르 .....


유영재의 가요속으로는 옛날을 생각하게 합니다.
퇴근하기전 잠시 시간을 내어 이 글을 즉석에서 써내려 가면서 제 눈에 눈물이.
그때 긴박했던 상황들이 생생하게 그려지는 황혼의 시간입니다.
가을이면 잊을 수 없는 몇몇 아픈 추억중 하나입니다.
항상 멋진 이벤트를 열어주시는 유영재의 가요속으로를 사랑합니다.
유영재의 가요속으로는 죽어있는 고목나무도 살려낼 수 있는
힘이 있고 사막에서도 꽃을 피울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믿습니다.
생각하는 사람이 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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