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전, 추석때 쓰려고 햇밤을 한대박 샀습니다.
밤을 깎아서 두딸아이들 입에 넣어주면 맛있다며 작은입을
오물오물 거립니다. 그모습을 보면서 문득 중학교때 시절이 떠올라 서 피식 웃음이 났습니다.
20년 전으로 기억을 끄집어 내어 보렵니다.(지금 35세이거든요^^)
내가 태어나서 유년시절을 보낸 강원도 평창, (지금은 친정엄마 혼자서 그 큰집을 지키고 계십니다.)
그곳은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중 어느계절 하나 못지않게 풍경화가 펼쳐지는 그림같은 마을 입니다.
명절이 가까워 지기 시작하면 들녘에는 벼가 익어서 황금벌판을 이루고 고추가 빨갛게 익어가며 여기저기 밤나무에서 "딱" "딱" 거리며 밤떨어지는 소리가 납니다.
집에서 100m 떨어진 집에는 밤나무가 두그루 있습니다.
밤이되면 , 남동생은 그집에 계신 호랑이 할아버지 가 나오실까 망을 보고, 저는 열심히 밤을 주웠습니다.
낮에 줍다가 호랑이 할아버지 한테 몇번걸려서 혼쭐나게 도망왔던 기억이 있기에, 밤에만 2인1조로 망을 봐가며 밤을 주웠습니다.
그날도 열심히 밤을 줍고있는데 호랑이 할아버지가 기침을 하시며 나오시는 겁니다. 아마도 화장실을 가려고 나오신거 같은데
그 기침소리에 놀란 우리는 밤을 담은 봉지를 들고 열심히 앞만보고 달렸습니다.
한참을 달려 집으로 와서 한숨 돌린후에 밤봉지를 봤더니
세상에,,,오면서 밤을 반은 넘게 흘리면서 왔더군요.
정작 봉지속에는 몇개의 밤만 남아있더라구요.
그때는 왜그리 호랑이 할아버지의 기침소리가 무섭게 들렸던지,
이제서야 안심이 됬던지 그 까만봉지를 부여잡고 밤을 들여다 보며 동생이랑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그렇게 호랑이 할아버지의 기침소리를 피해가며 한개 두개 모아놓은 밤을 추석전날 온가족이 모여 밤을 깎아 생율로도 먹고 맛있게 삶아서 숫가락으로 퍼먹고는 했습니다.
그 할아버지는 이제 이세상에 계시지는 않습니다.
지금은 누구든 그밤을 주워가도 누가뭐라할 사람이 없는데,
그 밤을 주인몰래 주워 올 아이들도 시골엔 없습니다.
워낙 햇가족화 되어서 그런 어린아이들이 시골에 없거든요.^^
매해 추석이 돌아오면 , 고사리 손으로 할아버지를 피해가며 밤을 열심히 줍던 추억이 아련히 떠오릅니다.
지금도 그때의 추억은 유년시절의 한 페이지로 남아있습니다.
ps> 첨부화일 속에 보이는 집과 나무두그루가 바로 그 문제의 호랑이 할아버지 댁 과 밤나무 모습입니다. ^^
이 밤나무를 볼때마다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납니다.
ps1) 신청곡은 "산할아버지" - 산울림 -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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