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참새와 허수아비
황지수
2007.10.04
조회 23
가을 하면 저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건 황금빛 들판입니다.
어릴적 가을..
노랗게 익어 고개를 숙이고 있는 논에는 참새들이 성화였습니다.
아버지는 다른 농사일로 바쁘셨으니 논으로 가서 새를 쫒는건 자식들인 우리 몫이였지요.
아무리 그럴싸한 허수아비를 만들어놔도 날로 영악해지는 참새들에겐 당할 재간이 없었습니다.
집에서 1킬로 이상 떨어진 그 논까지 가기위해 우리 형제들은 나란히 논길을 걸었습니다.
손에는 냄비뚜껑 숟가락..등 소리를 크게 낼수 있는것들은 총 동원되었어요.
아버지는 그 논앞에 천막을 쳐주셨고 우리는 그그늘에서 돗자리를 깔고 앉아있기도 하고 누워있기도 하면서 신나게 냄비를 두드렸습니다.
냄비를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고 그 박자에 맟추어서 신나게 춤도 추다가 까르르 뒹글며 웃기도 했지요.
그러다가 배가 고파지면 집에서 간식으로 싸온 고구마와 찐계란을 꺼내 먹기도 했는데 얼마나 꿀맛이던지..
어둑 어둑 해질녁 이제 슬슬 시장기가 돌면 우리들은 집으로 향해
다시 걷기 시작했습니다.
집이 가까워지면 굴뚝에서 나는 밥짓는 연기는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었지요.
그림처럼 떠오르는 어린시절의 가을은 제 가슴속에서 아직도 퇴색되어지지 않고 예쁜 노을빛을 닮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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