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 날 우리가 같이 했던 시간들! 다녔던 곳! 함께 하였을 생각들, 아프고 즐겁고 정겹고 지겨웠던 그 젊은 날의 생각들이 홍수난 것 처럼 한꺼번에 몰려드네요.
가을 잎 찬바람에 ....
지금의반쪽(나의 남편)과 함께 을숙도엘 가기 위해 버스에서 내린 뒤 한참을 걸어서 나루터에 닿았다. 나루터엔 이미 을숙도로 가기 위해 많은 연인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고 우리도 그 대열에서 기다리다 배를 타고 을숙도에 갔다.
우리를 건네준 사공은 해가 짧아서 배가 끊어지는 시간이 6시30분이니 그 전에 나루터로 다시 와야 한다는 말을 하였다.
갈대가 우거진 사잇길을 꼬불거리며 들어가다보니 같이 타고 온 사람들의 모습은 간 데 없고 우리 두사람 만이 길을 따라 걷고 있었다.
석양을 받은 갈대는 이미 황금빛으로 아우성을 치며 옆으로 옆으로 쓰러지고, 불어오는 바람에 서로의 체온을 느낄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붙어야만 추위를 덜 느낄것 같아 꼭 붙어서 걸어다녔다.
지는 석양을 마냥 바라보다가 무슨 소리가!
어머나! 마지막 배가 떠난다는 소리가 아닌가!
숨이 턱에 닿도록 뛰고 구르고, 엎어지고...아무튼지 겨우 겨우 그렇게 배를 탈 수 있었다.(물론 우리보다 더 뒤에 배를 탄 사람들도있었다).
을숙도공원(우린 에덴공원이라 불렀었다)엔 카페들이 즐비하게 많았었다. 그 카페에서 흘러 나오던 음악이 바로 김정호씨가 부른 '날이 갈수록'이란 노래였다.
가을날의 정취에 참으로 어울리는 쓸쓸한 노래였다.
그 뒤로도 반쪽과 종종 같이 갔지만 을숙도는 쓸쓸함이 묻어나는 가을날의 정취가 제일로 분위기가 좋았던것 같다.
지금은 카페 이름은 잊었지만 카페안으로 들어가면 작은 화덕에선 장작이 활활타고 있고 안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막걸리에 파전, 우동그릇을 놓고 추억을 얘기하고, 사랑을 나누고, 또 세월을 노래하고 있었다.
가을이면 옛 추억이 다시금 생각난다.
화덕안에서 고구마가 읶던 냄새...
막걸리 한 잔에 우리들의 젊음을 노래하던 그 날들이 생각난다.
김정호/ 날이 갈수록
어니언스/ 사랑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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