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상처
김미숙
2007.10.10
조회 71
그는 날 사랑한다.

내가 떠난 그자리를 지키며
어딘가에 몸을 숨기고 있다.
난 그를 볼 수가 없다.

조심스레 다가온 날렵한 입술로
사정없이 퍼붓는 키스는
결코 내 의지가 아니었다.

어깨에 허벅지에 다리에 남아있는
붉은 사랑의 상처들은
그냥 보낼 수 없는 뜨거운 애정이랄까.

그를 만나야 했다.
따가운 키스의 여운이 사라지기 전에.

그가 보인다.
배람빡 모퉁이에 미소짓고 있다.
오라. 나를 반겨주는구나.

너를 만나기위해 한시간을 찾아헤맸다.
내사랑 그대여.
온 몸에 소름이 끼친다.
퍽!
하룻밤 정도 정인데 그대를 보내는
마음 오죽하겠는가?

톡톡 부어오른 내 살들을 피가 나도록
긁어대면서 그를 불러보는 밤.


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대답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이여
사랑하던 그이여
붉은 피는 배람빡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배람빡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음에 겹도록 부르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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